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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공정성'에 달려

등록 2015-11-17 17:19:04   최종수정 2016-12-28 15: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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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서강대학교 법과시장경제센터 주최로 열린  방송통신시장 경쟁구조 개선방안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김앤장 박민철(왼쪽 다섯번째)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양대 신민수 교수, 경희대 강병민 교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홍대식 교수, 이성엽 교수, 법무법인 김앤장 박민철 변호사, 태평양 박정은 변호사, 국방대 변정욱 교수,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한석현 팀장. 2015.11.17. [email protected]
결합상품 통한 통신시장의 지배력 전이 우려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SK텔레콤(SKT)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공정성'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12월 초 미래창조과학부에 CJ헬로비전 인수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KT 등 경쟁업체들은 '시장지배력 전이' 가능성을 이유로 '인가 불허'를 주장하고 있다. .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통신사가 케이블 방송사를 인수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 성공을 위해 ▲방송통신시장의 경쟁 저해 ▲이통통신시장 지배력의 유선 시장 전이 ▲케이블 방송의 공공성·다양성 훼손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앞두고 방송통신 경쟁 환경 영향과 법적 문제를 검토하는 세미나가 잇달아 열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서강대학교 법과시장경제센터가 17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방송통신시장 경쟁구조 개선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SKT의 시장지배력 강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통신사의 결합 판매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결합 판매는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등의 통신 서비스를 묶어서 파는 것을 가리킨다. 

 통신사들은 이동통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를 할인된 가격에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고 있다.

 정부가 결합상품 등에 대한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고 신고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자 통신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SK텔레콤의 결합 판매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유무선 결합 상품을 내세워 초고속인터넷(SK브로드밴드), 유선방송(CJ헬로비전)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통신시장의 외형적 성장에도 시장경쟁 구도는 50%(SKT):30%(KT):20%(LGU+) 점유율이 고착화됐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SK텔레콤의 무선 시장 지배력이 인터넷, 케이블 등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으로 인한 시장 지배력 전이가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을 '잘한다' '못한다'고 평가하는 전에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방송통신 경쟁 촉진을 위한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최근 통신시장의 경쟁구도가 결합상품 위주로 재편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결합상품에 대한 심사 채널인 요금 인가제가 대책 없이 폐지되면 건전한 경쟁 구도를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전규제를 담당하는 미래부와 사후규제를 맡는 방통위의 업무 협력이 필요하다"며 "정책결정 혹은 규제집행 절차의 일부를 위임해 관련 부처가 일관되게 처리하도록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참여연대 등은 이날 오후 2시 'SKT-CJ헬로비전 인수 합병 파급 효과에 대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급변하는 방송통신 시장을 전망하며 소비자 선택권 침해와 케이블 방송 공공성과 다양성 훼손 우려를 표시했다.

 이효성 성균관대 언론학 교수의 진행으로 열린 이 토론회에는 SK텔레콤 경쟁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김선우 정책협력실장,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가 참석했다.

 심영섭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객원교수는 "SK텔레콤에 인수되더라도 CJ헬로비전의 23개 서비스 권역의 지역적 다양성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가입자를 상대로 한 결합 상품 강요로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는 부작용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케이블방송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같은 상황은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SK와 CJ그룹에서는 윈-윈 전략일지 몰라도, 양사의 선택이 가져올 시장 파장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우 KT스카이라이프 정책협력실장은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지배력은 인터넷에 비해 2-3배가 넘을 수 밖에 없다"며 "케이블 방송사의 공공성과 지역권을 보호하고, 모바일과 결합상품문제에 대해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사업자의 후생은 커지지만 사용자의 후생은 작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직 인가 신청 전이지만 정부가 부작용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케이블방송 시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 논의도 나왔다.

 채수현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위원장은 "CJ헬로비전의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가 SK텔레콤보다 양호하다"며 "고용승계뿐 아니라 노동조건과 복지수준에 대한 인수조건도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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