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영토 대장정④]'우리 땅' 독도…거센 파도 견디는 국토 최동단
물결 거세 접안 못했지만…너도나도 '태극기'동도 접안시설 독도경비대와 손 흔들며 인사"가는 것 힘든데 지키는 노력 대단하다 느껴"
동도(東島)와 서도(西島), 89개 주변 바위섬으로 이뤄진 화산섬인 독도는 높게 이는 파도 속에서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서도 봉우리 바위틈 사이에선 태극기가 펄럭였다. 7박8일 해양영토대장정에 나선 70여명의 대학생들은 이날 경북 울릉군 사동항에서 2시간10분 걸려 독도에 도착했다. 몇 차례 접안을 시도했지만 출발 당시보다 물결이 거세져 안전상 입도는 하지 못했다. 대신 30여분 동안 독도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이날 여객선이 출발할 때 파도의 물결은 최고 2.4m. 보통 2.7~2.8m의 물결이 일면 출항할 수 없지만 배가 뜨는 데는 어렵사리 성공했다. 학생들은 좋지 않은 날씨를 걱정하면서도 기대감에 가득 찼다. 독도는 '3대(代)가 덕을 쌓아야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으로 접근이 힘든 곳이다. 대학생 임세은(22)씨는 "배 멀미가 걱정되지만 무사히 출항했다는 게 신기하고 기대된다"며 "일본이 자꾸 영유권을 주장하니까 국민으로서 직접 독도를 보고 느끼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독도 땅을 꼭 밟고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독도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파도가 높은 데다 파도를 거슬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배가 앞뒤로 요동쳤다. 출항 전 '멀미약을 꼭 드시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멀미약을 단단히 챙겨먹었지만 1시간도 안 돼 학생들은 바닥에 드러눕거나 화장실에서 연신 속을 게워냈다. 어렵게 독도에 도착했지만 바다는 접안을 허락하지 않았다. 입도를 위해 몇 차례 줄을 걸어도 번번이 뒤집어졌다. 무리하게 입도를 하면 다칠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선장은 독도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결정 내렸다. 선원이 '나오세요'라고 외치자마자 선미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멋있는데 못 내려서 아쉽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대학생 정연수(22)씨는 "바로 앞까지 왔는데 못 들어가서 많이 아쉽다"며 "최동단인 독도에 꼭 가보고 싶어서 아쉽지만 이렇게 밖에서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동도 접안시설에서 크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예닐곱 명의 독도경비대원들에게 손에 쥔 태극기를 흔들어 보였다. 동도 정상엔 우리나라 최동단을 지키는 높이 15m의 독도등대가 우뚝 서있었다. 약속된 30분이 지나자 출발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가 들려왔다. 승무원의 재촉에도 학생들은 아쉬운 듯 선미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여객선은 독도를 뒤로한 채 천천히 사동항으로 향했다. 대학생 박주승(25)씨는 "비록 독도에 발을 딛지는 못했지만 가는 것만도 힘들었는데 독도를 지키고 있는 경찰이나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대단하다 느껴졌다"며 "그만큼 독도를 꼭 지켜야하는 이유를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울릉도 동남쪽 87.4㎞ 떨어진 곳에서 거센 바람과 파도를 맞는 외로운 섬,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국토 최동단, '우리 땅' 독도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진행하는 '제11회 대한민국 해양영토대장정'은 대학생들이 우리 해양영토를 직접 체험하면서 주권의식과 도전정신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 150명이 희망팀(서해), 미래팀(동해)로 나뉘어 7박8일간 주요 해양도시를 탐방하게 된다. 미래팀은 이날 독도방문을 시작으로 일주도로 등 울릉도 탐방과 다음날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견학까지 마친 뒤 2박3일 울릉도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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