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크리스마스 선물은 美에 달려"…연말 시한 임박 '흔들기'
"北 선제 조치에 美 화답 않고 '실질적인 대화' 타령""연말 시한부 다시 상기…이제 남은 건 미국의 선택""크리스마스 선물은 美에 달려"…도발 수위 높이나
특히 북한의 '선제 조치'를 언급하며 미국의 셈법 변화를 촉구함에 따라 연말 시한부를 넘기면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리태성 미국담당 부상을 내세워 "우리는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다시금 상기시키는바"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리 부상은 담화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우리의 선제적인 조치들에 화답하여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고 그 무슨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저들에게 필요한 시간벌이에 매여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대화 교착의 원인을 북한의 핵 실험 및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조치에 호응하지 않은 미국에게 돌린 것이다. 리 부상은 북한의 선(先) 비핵화 의지만 강조하는 미국의 실무협상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어 "미국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대화 타령을 우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으며 이제 더는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고 했다. 리 부상은 그러면서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라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미국의 선(先) 행동을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은 지난달 19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앞서 북한은 김명길·김영철·김계관 명의의 일련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반복 요구했다. 리 부상은 지난 4월 최선희가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진한 뒤 미국담당 부상 자리에 앉은 인물로 파악되나 그 외에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그는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국면이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 핵 실험 및 중거리 이상 미사일 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동창리 발사대 일부 해제 조치를 취했으며, 싱가포르 합의사항인 미군 유해 송환도 일부 진행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협상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최선희 제1부상이나 김명길 순회대사 등 인물이 아니라 새롭게 부상 이름으로 담화가 나온 것은 수위를 조절한 압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오는 17일(김정일 사망주기) 이후 북한의 내년 기조와 관련된 언급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북한은 준중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장, 미사일 발사대 원상복구로 선제조치 흔들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