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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파이낸스 사건' 떠올리는 사모펀드 사태

등록 2020-07-06 11:44:55   최종수정 2020-07-13 09: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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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제도 완화→소규모 금융사 등장

→고수익 미끼→환매 중단→당국 처방

"금융당국이 늦었더라도 제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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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옵티머스 펀드 사건을 보니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이후에 발생했던 금융 사기 사건들이 떠오른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별로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21여년 전 경남권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파이낸스 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의혹을 비롯해 최근 벌어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20여년 동안 달라진 바 없는 '금융 사기 공화국' 오명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는 지난달 말 기준 22개로 판매 규모는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1조6600억원)에 이어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 펀드(1조900억원),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8800억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5500억원),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45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어 이탈리아 건강보험채권펀드(1600억원), 디스커버리US핀테크 글로벌 펀드(1600억원), 디스커버리US부동산 선순위 펀드(1100억원), KB 에이블 DLS(1000억원) 등이 환매 중단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일어난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21여년 전에 일어난 파이낸스 사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파이낸스 사태와 공통적으로 경제 위기 이후 제도권 금융회사의 허점을 파고들어 고수익을 창출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미비한 내부통제로 투자금 횡령 등을 벌이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파이낸스 사건은 외환 위기 이후 1999년 제도권 금융회사의 도산 등으로 업무 공백을 틈타 각종 파이낸스 회사들이 만들어지며 시작됐다. 파이낸스 업체들은 연 25%에 달하는 고수익을 미끼로 서민 자금을 끌어모으며 급성장했지만 대표격인 삼부 파이낸스 양재혁 대표에 대한 검찰의 횡령 혐의 수사로 환매 중단이 발생하며 다른 파이낸스 회사까지 투자 피해를 늘렸다.

최근 저금리 시대에 공모 운용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다며 등장한 일부 사모 운용사와 비슷한 모양새다. 10명 이하인 인력으로 운영되는 사모운용사들이 1조원 이상 규모의 사모펀드를 운용하며 허술한 내부통제로 각종 문제를 일으킨 것과 유사하다.

양 대표는 2000천억원대의 투자금을 운용하다 부도를 낸 후 1116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 1999년 9월 대검 중수부에 구속됐다. 그는 징역 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뒤 2004년 출소했다.

최근 벌어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사 대표 김모씨, 대부업체 대표 이모씨와 공범 2명 등 총 4명은 검찰의 영장 청구로 구속 기로에 섰다. 이들은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행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고 있다.

1조66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등 혐의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파이낸스 사건 이후 정부는 뒤늦게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유사수신 행위를 금지시켰다. 현재 금융당국은 또한 대규모 환매 중단에 따라 약 1만304개의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설 방침을 세웠다.

자체 전수점검은 판매사 주도로 운용사·수탁사·사무관리회사의 자료를 상호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달부터 9월까지 전체 사모펀드를 자체 점검한다. 현장검사는 금감원 내에 자산운용검사국에 준하는 사모펀드 전담 검사조직을 구성하고, 총 3년간 모든 사모운용사를 검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방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20여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과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뒤늦게라도 사모펀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법 개정을 통해 추가적인 사기 행각을 막아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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