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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외면…갈길 험난한 K-배터리의 운명은

등록 2021-03-20 09:51:00   최종수정 2021-03-22 10: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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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서 특허침해 판결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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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K-배터리가 혹독한 한 주를 보냈다.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확대 채택을 선언하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등을 돌리면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 판결을 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양사는 여전히 공방만 지속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배터리 전략을 소개하는 '파워 데이(Power Day)'를 개최, 오는 2023년부터 신규 각형 배터리를 적용해  2030년 생산하는 전기차의 80%에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이 중국 CATL에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배터리 시장 및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는 중국 CATL은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 중이다. 아울러 폭스바겐과 협력하는 노스볼트 역시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폭스바겐에 대한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은 약해질 전망이다. 현재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에 2차전지를 공급하는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및 CATL 등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전개하면서 폭스바겐이 피해를 입은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보고 배터리 및 관련 제품의 10년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포드·폭스바겐에 공급되는 제품에는 각 4년·2년의 유예기간을 뒀으나 새로운 공급 업체를 찾아야 하는 등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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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미국 조지아주 제1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업계에서는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부품사에 수주를 몰아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양사가 싸우면서 모두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가 중국이나 유럽의 신생업체에 돌아가게 생겼다. 폭스바겐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이런 와중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 판결 거부권 행사를 둘러싼 공방만 계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州)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SK이노베이션 공장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고, SK이노베이션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도를 넘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달 초 양사 고위층이 한 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진척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초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 예비 판결은 2주 뒤인 오는 4월2일로 연기됐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이어 특허침해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ITC는 "예비 판결에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최종판결일도 8월2일로 순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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