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심, 與 '선물 공세'에 요지부동...김영춘, 재도전 시사
박형준 '정권 심판론', '부산 부활' '일자리' 슬로건 밀어내
7일 KBS·MBC·SBS 등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33.0%를 득표하는 데 그쳐 박형준 후보(64.0%)와 30%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김 후보 측은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총력전을 펼쳤지만, 외려 더 커진 표차에 망연자실 하는 모습이다. 작년 21대 총선에 이어 다시 낙선한 김 후보는 정권심판론이 비등한 이번 선거 승부수로 '부산의 부활'을 내세웠다. 무너지는 항도 부산을 일으켜 세울 경제 정책을 앞세워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선거 승리를 거머쥔다는 포석이었다. 그 실행계획이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과 완공,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건설 등 이른바 3종 선물 세트로 요약된다. 부산 부활의 3종 선물 세트는 ▲부산과 울산, 경남을 서울 등 수도권과 맞서는 거대 경제 공동체로 묶고 ▲이들 3개 지역을 촘촘한 광역 교통망으로 연결하며 ▲가덕신공항을 오는 2029년까지 완공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게 그 골자다. 그는 이러한 변화를 천지개벽에 비유하며 민심을 공략했다.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대응할 카드로 먹고사는 삶의 문제를 전면에 세운 것이다. 김 후보가 공항 건설, 엑스포 유치, 경부선 40리길 지하화 등에 올인한 것은 이들 공약 외 민심을 공략할 뾰족한 수단이 없던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민심이 현 정부여당에 싸늘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선거 막판에 제시한 또 다른 카드도 재난 지원금이었다. 코로나19로 피폐한 서민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임기 중 10만 원씩을 전 시민에게 동백전 형태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 전략'은 선거판에서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부산 부활의 장밋빛 청사진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났어도 부산의 미래를 위해 이번만큼은 여당 후보에 힘을 실어달라는 김 후보의 읍소에도 민심은 '요지부동'이었다.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등을 집요하게 거론한 것도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처음부터 김 후보에게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선거가 같은 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이 성 비위로 낙마하면서 치러진 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까지 터져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분노의 민심이 어느 때보다 거세게 분출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의 경우 유권자가 집권세력에 회초리를 드는 '회고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김 후보 운신의 폭을 제약하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이 정도 격차의 패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적으로는 역전승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10%포인트 안팎의 패배를 염두에 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호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앞서 지난 3일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진행된 빗속 유세 현장에서 '바닥 민심'을 거론하며 "(김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오늘 처음 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에 선출된 뒤 지역주의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며 고향인 부산으로 10여년 전 낙향한 김 후보는 이로써 부산 재건의 뜻을 펼 기회를 상대 후보에 내줬다. 김 후보는 7일 오후 "민심의 파도 앞에서 결과 앞에 겸허하게 승복한다"면서도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재도전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