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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피해자 "모든 죄 인정하고 정당한 처벌 받아라"

등록 2021-06-21 17: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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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1일 오전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에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1.06.21.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1일 자신의 재판 결심공판에서 우발적인 추행이었으며 치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건 피해자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거돈은 사건 직후 범행을 추궁하는 사람들에게 피해자인 내가 누군지도 모를 뿐더러, 단순히 업무 담당자를 찾아 격려하려다가 우발적이며 기습적으로 생긴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사건 이틀 전 주말 저녁에 제 업무가 아닌 일로 저를 호출한 이유는 무엇이며, 사건 당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나를 특정해 부른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1초 만에 들통날 거짓말로 사법부와 부산시민들을 우롱하는 태도, 스스로는 정말 떳떳하냐"고 물었다.

A씨는 또 사건 이후 병원에서 받은 경미한 치매 진단에 대해서도 "사건 직전까지도 '법을 고쳐서라도 N선까지 하겠다'며 떠들고 팔굽혀펴기로 체력을 과시하더니, 사건 후에 갑자기 치매에 걸리셨습니까"라며 "당신의 주장은 350만 부산시민들의 수장인 시장이 치매노인이었고, 민주당에서는 치매 노인을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시장직에 공천했다는 의미다. 무슨 생각으로 하는 주장인지 참담하다"고 전했다.

특히 A씨는 "오늘 재판에셔 흘린 눈물이 반성의 눈물이라고 절대 생각지 않는다. '공직 50년을 말년에 물거품으로 만든' 것은 모두 당신이다"면서 "'피해자가 일상으로 회복하는데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냥 모든 죄 인정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아라"고 밝혔다.

더불어 "합의할 생각은 절대 없으니 시도도 하지 말라"며 "제 요구는 이게 전부이다"고 강조했다.

A씨는 "하루빨리 출근하고 퇴근하고 이런 입장문은 쓸 일 없는 그런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응원해 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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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결심공판이 열린 8일 오전 부산지법 정문 앞에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06.08. [email protected]
한편 오거돈성폭력사건동공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서는 내고 "오거돈 측은 2차 가해를 중단하고, 법원은 오거돈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할 것"을 촉구했다.

오거돈 공대위는 "오거돈 변호인의 한 시간 넘는 변론은 그 모든 순간이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였고, 오거돈이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는 증거였다"면서 "2차 가해로 점철된 오늘 변론은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고 가슴 졸이며 결심공판을 기다려온 피해자와 우리에 대한 모독이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오거돈 측은 뜬금없이 '우발적인 기습추행'이라는 단어로 사건을 마치 가벼운 범행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오거돈의 행위는 명백하게 폭력을 이용한 강제추행이다"며 "오거돈 측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약속을 비웃듯 '우발적', '짧은 순간', '충동적', '기습추행' 등 가해자의 언어를 반복하며 자신의 행위를 가벼운 것으로 축소하고 법망을 빠져나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오거돈은 피해자 상해의 예견가능성과 인과관계 등을 운운하며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이슈와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정치인 오거돈이 그 고통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며, 이미 결심공판이 진행 중인 마당에 검찰을 향해 '무리한 기소'를 운운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사건을 본질을 흐리려는 가해자의 전형적인 수법이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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