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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권 딜레마…①낮은 지지율②조직력③아마추어 딱지

등록 2021-11-02 05:00:00   최종수정 2021-11-08 09: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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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의석 전무, 당 지지세 약해 '安 조직' 미약

대선 4개월 남겨두고 지지율 밑바닥 박스권 정체

TV토론, 검증 공세 등에서 아마추어리즘 극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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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권 3수' 도전장을 냈다. 과거 두 차례 도전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본 안 대표는 이번 세번째 도전에서 안정적인 대권 가도를 위해 낮은 지지율과 조직력, 아마추어리즘 꼬리표를 떼는 것이 극복해야 할 딜레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품고 대권에 도전했던 안 대표는 내년 3월 20대 대선에 대해선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며 '시대교체'를 출마의 명분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안 대표가 현재의 거대 양당이 지배하는 정치 지형을 흔들 만한 힘과 세력이 있는지, 대통령이 당선된 후 국정을 끌고 갈 수권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치권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정계 입문한 지 10년이 됐지만 탈당과 창당을 반복하면서 현재 당의 존립 근간인 지지세가 열악하다. 매번 선거 때마다 호남권은 더불어민주당, 영남권은 국민의힘이 거의 독식하는 경쟁구조에서 국민의당은 당세가 강한 지역을 꼽기 어렵다.

안 대표는 2016년 총선 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서 만든 국민의당을 이끌고 호남을 기반으로 원내 3당으로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후 바른미래당 창당과 탈당을 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지지세력을 상실했다. 국민의당이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은 시도조차 못한 채 비례대표 의석만 간신히 3석을 건진 것도 이 같은 안 대표 조직의 붕괴를 반증한다. 

거대 양당에 맞서 정치개혁을 내세우는 차별화된 행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정당을 대신해 밑바닥 민심을 파고돌 안 후보만의 조직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안 대표의 대선 완주에 회의적인 기류가 가시지 않고 있는 것도 안 대표의 조직이 미약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안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비중있게 거론되고 결국 안 대표의 지지율을 흡수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국민의힘 내부에 팽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대표의 지지기반 근간인 조직이 허약한 탓에 현직 당대표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 정체된 점도 딜레마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달 29∼30일 실시한 가상 5자 대결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인 경우 6.1%, 홍준표 의원일 경우 6.7%로 대체로 6% 정도에 머물렀다. 같은 방식으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다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는 각각 2.5%, 4%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비록 보수와 진보 이념을 뛰어넘는 중도 정치를 대표적인 트레이드마크로 둔 안 대표지만, 지역구 의석이 단 한 석조차 없을 만큼 당세가 취약한 시점에 대선을 불과 4개월 남겨놓고 중도층을 넘어 외연 확장 전략을 펼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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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1. [email protected]
안 대표에게 여전히 아마추어 프레임은 덫으로 작용한다. 안 대표가 양극단의 이념 정치에 거부감을 가진 젊은 청년층의 지지를 얻더라도 40~50대 이상 중장년층 유권자에 대한 흡인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10여년 전 안 대표가 정치권에 처음 등장할 때 기대감을 갖고 강한 지지를 보냈지만, 지금은 안 대표의 '철수 정치'에 실망해 등을 돌린 유권자가 상당수 분포한 세대가 지금의 40~50대라 할 수 있다.

안 대표는 19대, 20대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의정활동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안 대표에게는 여전히 '아마추어 딱지'가 따라다닌다. 2012년 대션,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마다 TV토론에서 어눌한 말투 등으로 노련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지지율 하락으로 귀결되곤 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대선에서도 안 대표가 단일화를 거부하고 홀로 완주를 하더라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맞붙을 경우 토론에서 리스크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는 낙관할 수 없다. 안 대표의 주변 참모 중에 각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엘리트 그룹이 포진한 것도 아니고 정치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아마추어 정치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이밖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안 대표의 정책과 공약, 자질 검증에 대한 매서운 공세를 본격화할 경우 안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대선가도의 딜레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안 대표는 이번 대선출마가 마지막 도전을 의미하느냐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에 "지금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와있다"며 "이제 더 이상 시대교체를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미래는 암울하다, 그 사명감으로 제 모든 것을 바쳐 시대교체를 만들겠다는 그 각오로 나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대선 불출마 약속 번복을 문제삼아 안 대표를 견제하는 분위기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다른 사람 발언들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무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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