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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제 환산통계로 노동시장 살펴보니…"취업자 4년새 209만명 증발"

등록 2022-02-14 06:00:00   최종수정 2022-02-21 09: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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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 '2021 연간 고용동향'보다 훨씬 열악

임시·일용직, 숙박음식업, 3040세대에 고통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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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전일제 환산(FTE) 방식으로 2017~2021년 4년간 노동시장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연간 고용동향'보다 고용 상황이 질적으로 훨씬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연구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임시·일용직, 도소매 숙박음식업종 등 고용 취약계층은 물론, '경제 허리'로 불리는 3040세대의 고용이 질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일제 환산 취업자 2651만명…2018년부터 감소세

줄곧 우상향 추세를 보였던 통계청 취업자 수와 달리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8년부터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17년 이후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박기성 교수팀이 전일제 환산(FTE) 방식의 취업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전일제 환산 취업자는 2651.2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7.3%(209.2만명) 급감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자 수가 같은 기간 2.1%(54.8만명) 증가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취업자의 ‘머릿수’는 늘었지만 일하는 시간의 총량은 줄었다는 의미”라면서, “고용상황이 외형적으로는 나아졌으나 질적으로는 후퇴하면서, ‘통계 거품’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2017년 이후 취업자 증가가 주로 정부의 단시간 공공 일자리 정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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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계청 취업자 수 회복 언급에도 고용현장 여전히 암울

코로나19 이후 2년 간의 고용 상황에 대한 진단 역시 통계청 취업자 수 통계와 전일제 환산 통계 간 괴리가 크다. 2021년 통계청 취업자 수는 2019년 대비 0.6%(15만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를 전일제 기준으로 환산 시 취업자수는 오히려 4.0%(109.3만명) 감소했다.

박기성 교수는 “재정 및 금융 당국이 통계청 고용통계를 근거로 국내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일제 환산 고용통계와 통계청 고용통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확한 현실 인식을 위해서는 FTE 고용통계를 보조지표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일제 환산 고용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고용상황은 과거에는 정책적 이유로, 이후에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라 급격히 악화돼 왔다"며 "아직 회복세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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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도소매, 숙박음식업 전일제 환산 취업자 20% 감소

산업별로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에서 전일제 환산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2021년 도소매업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는 347만명으로 2017년 대비 20.0%(86.7만명) 감소했다. 이는 통계청 기준 취업자 수 감소폭(△44.2만명, △11.6%)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숙박·음식업도 2017년 대비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가 19.0%(51.8만명), 통계청 기준 취업자 수는 8.3%(19.0만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종은 2019년 이전까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임금근로자 고용에 큰 타격이 있었다. 2019년 이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업계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4년간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분야에서도 기존 통계에 비해 실제 고용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분야의 전일제 환산 취업자는 2021년 455.5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11.3%(58.1만명) 감소했다.

반면, 통계청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취업자 수가 4.3%(19.8만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실제 제조업 고용시장의 타격이 통계 대비 약 3배 가량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전후로 일거리가 줄어 제조업 근로자들이 퇴근 후 대리운전 등 투잡에 나서며, 고용 통계가 실제보다 양호하게 집계되는 ‘통계 거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공일자리가 정책이 집중됐던 보건·사회복지서비스 분야도 통계청 기준으로는 취업자 수가 31.9% 늘어났으나, 전일제 환산 기준으로는 15.4% 늘어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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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 전일제 환산 취업자 4년간 194만명 감소

연령별로는 ‘경제허리’로 불리는 3040세대의 전일제 환산 취업자수는 지난 4년간 193.7만명이 줄었다. 지난 4년간 전일제 환산 취업자수가 30대는 13.5%(82.6만명), 40대는 14.7%(111.1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 기준 취업자 수 감소율(30대 △6.8%, 40대 △7.0%)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3040세대의 고용충격은 전일제 환산 고용률에서도 두드러졌다. 40대의 경우, 2021년 전일제 환산 고용률이 78.7%로 2017년에 비해 9.5%p나 하락했다. 하락폭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컸다. 30대 역시 전일제 환산 고용률이 2021년 76.0%로 2017년에 비해 5.9%p나 하락했다.

반면, 통계청 방식으로는 같은 기간 40대 고용률 하락폭은 2.1%p에 그쳤다. 30대는 고용률 하락이 없었던 것으로 측정됐다. 이에 대해 박기성 교수는 “통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3040세대의 고용총량 축소가 전일제 환산 방식을 통해 측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통계청 고용통계와 현장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영국, 독일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미니잡’이라는 이름으로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기존 ‘머릿수 방식’ 고용통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일제 환산 방식의 고용통계가 OECD를 중심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박기성 교수는 "과거 선진국들이 경험했듯이 우리나라도 경제 발전 과정에서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커지면서, 머릿수 세기 방식의 통계청 고용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시작했다"며 "전일제 환산(FTE) 고용통계의 공식 도입이 적극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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