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돈바스서 기대 못 미친 진전…우크라, 헤르손 일부 지역 탈환(종합)
美국방부 "러, 기대했던 것 만큼 진전 못 해…북부서 약간"아조우스탈 혈전 계속…"마리우폴서 전승절 열병식 준비"우크라, 헤르손 일부 지역 탈환…이르핀 다리 재건 착수러, 중·남부 공군기지 및 탄약고 등 기반 시설 공격 계속민간인 사상자도 계속 발생…루한스크서 아파트 공습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김난영 특파원, 김지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71일차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군이 공세를 집중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약간의 진전만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선 여전히 혈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미 국방부 "러, 돈바스서 기대만큼 성과 못 내…약간의 진전만"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일일 브리핑에서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매우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현시점까지 기대했던 것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진전을 전혀 못한 건 아니다"라며, 특히 돈바스 북부 지역에서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의 더딘 진전은 우크라이나의 저항과 함께 사기 저하 등 러시아군이 키이우 북부에서부터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군은 동부와 남부 우크라이나 진지에 중포 공격을 개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밤새 우크라이나군 진지와 거점 여러 곳에 포격을 가해 병력 600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군이 입힌 우크라이나군 병력 손실 규모는 검증되지 않았다.
◆아조우스탈 혈전 계속…러, 마리우폴서 전승절 열병식 준비 중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마리우폴 민간인을 위한 대피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고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항전을 고수하고 있다. 스비아스토슬라우 팔라마르 아조우연대 부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중대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다시금 휴전 약속을 위반해 민간인 대피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자국군이 제철소로 진입한 러시아 병력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측은 자국군의 아조우스탈 투입을 부인했다. 아조우스탈에 민간인 150명가량 남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마리우폴 민간인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오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을 맞아 마리우폴에서 열병식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포함한 도시 중심부에서 잔해, 시신, 무기 등을 서둘러 치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우폴시 당국도 러시아군이 열병식에 대비해 극장 등 도심에서 잔해를 계속 철거하고 있으며, 현지 주민도 동원됐다고 밝혔다.
◆우크라, 헤르손 탈환…키이우 인근 이르핀강 다리 재건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도시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지역 일부 마을 탈환에 성공했다.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군 성공으로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주와 헤르손주 일부 마을에서 통제권을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 2월24일부터 헤르손시를 공격했으며, 다음달 2일 도시를 장악했다. 러시아군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로 사용하기 위해 헤르손주 전체 지역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 인근에선 러시아군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폭파했던 이르핀강 다리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키이우와 인근 스토얀카 사이 이르핀강 다리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다리는 전쟁 초기 폭격 및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군 진격 저지 노력으로 파괴됐었다.
◆러, 서방 무기 수송 막으려 기반 시설 공격 계속…철도 등 공격 서방이 지원하는 무기 지원을 방해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철도청은 이날 러시아군 공격으로 여객용 열차 46대 운행이 최대 11시간 지연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서부를 중심으로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철도 시설과 변전소 등을 공격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키로보흐라드주 카나토보 공군 기지와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 소재 대형 탄약고를 공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해당 지역이 밤사이 공격을 받았다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공격 표적과 피해 정도 등에 대한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서방의 무기 지원을 저지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전날 서방의 무기 지원을 합법적인 목표물로 간주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기와 물자가 매일 운송되고 있다"며 "수송 흐름이 방해받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전 계속에 사상자 발생 계속…크라마토르스크 아파트 공습으로 수십명 부상 파울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날 크라마토르스크 아파트 단지가 폭격받아 최소 2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가옥 9채와 학교, 기타 민간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스비아토히르스크시 라우라 마을에 있는 수백년 된 성모 영면 교회가 공격받으면서 피난민 7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 교회에는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주민 300명이 피신 중이었다. 수도원 내 숙소도 파괴됐다. 루한스크에선 러시아군 공격으로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최근 24시간 동안 세베로도네츠크와 포파스나, 히르스케, 리시칸스크를 중심으로 폭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5명이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북동부 하르키우 인근 동물원에서 15세 자원봉사자가 동물을 대피시키던 중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에선 시 당국이 러시아 폭격을 우려해 오는 주말 모임을 자제하고 도시를 떠나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점령지 농가에서 농장 설비와 수확 곡물을 훔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날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3280명, 부상 3451명 등 총 6731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집계한 우크라이나발 난민 수는 570만 명을 넘어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