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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전자' 다음은 '4만전자'?…지금 들어가도 될까

등록 2022-06-18 08:00:00   최종수정 2022-06-18 0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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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저가 행진에 500만 개미군단 '패닉'

4만전자 현실화 가능성 낮아…5만원 초반 저점

네이버·카카오 주가도 최저치…반등 기회 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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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삼성전자의 주가가 1년7개월 만에 5만원대까지 추락하자 500만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6만원대가 붕괴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4만전자'를 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를 바닥 수준으로 평가하며 분할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진짜 바닥은 5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5만전자로 추락…2020년 11월 이후 1년7개월 만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81%) 내린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4일(5만8500원) 이후 처음이다.

미국 발 인플레이션 충격과 글로벌 긴축 공포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주가는 7만8300원에서 5만9800원으로 23.6%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인 18.0%를 훌쩍 웃돈다. 특히 이달에는 낙폭을 더욱 확대하며 이번주에만 52주 신저가를 4번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바로 개미군단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 14조4176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올해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전체 순매수 규모인 20조8341억원의 69.2%에 달한다.

특히 순매수 상위 2∼10위 종목의 매수 금액을 다 합해도 삼성전자 1개 종목에 미치치 못한다. 2위인 NAVER(2조1494억원) 순매수 규모와 비교해서도 월등히 앞서고 있고, 3위인 카카오(1조8037억원)와 비교해도 8배 가까이 많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우선주에 대해서도 1조4313억원을 사들였던 점을 고려하면 개인들은 올해 삼성전자 주식만 15조8489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실상 '몰빵'한 셈이다.

하지만 근 몇년간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주가 급락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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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51.41)보다 10.48포인트(0.43%) 내린 2440.93에 장을 닫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02.15)보다 3.46포인트(0.43%) 하락한 798.69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85.6원)보다 1.7원 오른 1287.3원에 마감했다. 2022.06.17. [email protected]

◆주가 바닥 밑에 지하실…진짜 저점은 어디?

500만 개미군단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주가 저점이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 여부에 모이고 있다. 온라인 종목게시판 등을 살펴보면 일부 비관적인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계속해서 물을 타야 할 지, 아니면 손절해야 할 지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현 주가 수준에서는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주가가 바닥권 수준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4만전자는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조언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역시 최근 하향조정되고 있긴 하지만 대체로 8만원대 부근에 머물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한 증권사도 5만원대 초반을 진짜 바닥으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인 5만400원이 진짜 바닥이라고 본다"며 "과거 추이를 살펴보면 저점일 때 보통 1.0~1.3배가 바닥이었으며 현재 얼추 근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저점 매수로 대응할 수 있는 가격대라고 평가했다. 당분간 주가가 박스권에서 게걸음을 걷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다운사이드 리스크보다는 업사이드 잠재력이 큰 위치에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말 수준의 주가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의 주가는 8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송 연구원은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초반을 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PBR 1.6배로, 그 배수를 넘으려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상황이 오려면 모든 경기선행지표가 좋아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장 다음 달이나 3~4개월 내 이익을 내야 한다면 투자하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1년 정도 보는 투자자라면 지금은 저점 매수를 시작할 만한 가격대에 들어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18년 말∼2019년 초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5만3000원으로 추산되지만,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이런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실제 바닥은 이 가격대보다는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따라서 PBR 1.15배~1.25배인 5만7000~6만1600원에서 실제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바닥권 진입 시 저점 분할 매수 기회를 노릴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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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네이버·카카오도 연일 신저가…지금 사도 되나

NAVER와 카카오는 삼성전자에 이어 개미군단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NAVER를 보유한 소액주주는 91만2266명, 카카오 소액주주는 202만2527명이다. 두 종목 모두 국민주라고 불릴 만큼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상당하지만 현재 주가는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에 더해 NAVER와 카카오 역시 투자자들의 손실폭을 키우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국내 대표 기술주이자 성장주로 분류된 NAVER, 카카오가 동반 부진한 것은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미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NAVER와 카카오 역시 주가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의 빠른 정상화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NAVER와 카카오를 비롯해 낙폭과대주에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큰 폭의 금리인상이 있었던 1994년의 경우 경기는 소프트랜딩(연착륙)을 했고 자산시장은 채권 및 신흥시장을 제외하면 안정적이었다"면서 "주식시장은 금리를 올리기 직전부터 조정이 나타났고, 경기가 둔화되는 신호가 나오고 금리인상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이번에는 좀 거칠게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이전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라며 "관건은 악재의 정점 신호가 있어야 한다. 금리인상이 정점에 가까워지면 주식시장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양호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AVER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2959억원, 1조5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68%, 14.4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카카오 역시 매출액 7조7041억원, 영업이익 8208억원으로 각각 25.54%, 37.9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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