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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한 이재용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뉴삼성 본격화(종합)

등록 2022-06-18 12:42:50   최종수정 2022-06-27 09: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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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등 전장 사업·반도체 사업 초격차 실현

카메라모듈 등 전기차 부품 분야 투자 확대 전망

위기 관리 위한 유연한 조직문화·기술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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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2.06.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 12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출장을 통해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구체화하고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에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전장사업과 반도체에 방점을 찍었다.

이 부회장이 유럽을 찾은 건 2020년 10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지난 7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11박 12일간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을 돌면서 사업 주요 파트너들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18일 이 부회장은 오전 9시40분 서울 SGBAC(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이 부회장은 반년 만의 해외 출장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고객들도 만날 수 있었고 우리 유럽에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과 영업 마케팅 직원들을 만나며 몸은 피곤했지만 좋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부품 사업 투자 확대 전망

이 부회장이 귀국을 통해 가장 먼저 밝힌 일정은 전기차 부품 관련 사업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향후 전기차 부품 사업 강화와 투자 본격화를 위해 유럽 현황을 점검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도 갔고 고객사인 BMW도 만났다. 하만 카돈도 갔다"고 말했다.

헝가리에는 삼성SDI의 괴드 공장이 있다. 해당 공장 방문과 함께 이 부회장은 BMW 측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및 배터리 공급과 관련한 협상을 통해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이 일정을 공개하며 언급한 하만 카돈은 2016년 삼성전자가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전장회사다.

삼성 내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는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 칩, 차량용 반도체, 카메라 모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여러 핵심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번 출장을 통해) 자동차 업계의 급변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은 삼성이 향후 5년간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전략산업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2주 만에 진행됐다. 이번 출장이 투자 방향 구체화를 위한 일정이라고 감안할 때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를 만드는 인피니언이나 NXP 등이 후보로 꼽힌다. 이들 회사는 이 부회장이 출장 중인 유럽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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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022.06.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네트워크 가동으로 반도체 역량 강화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제일 중요했던 건 ASML하고 반도체연구소(아이멕·imec)에 가서 앞으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EUV 노광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초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해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수다. ASML은 EUV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15일(현지시간)에는 벨기에로 넘어가 이 부회장이 루뱅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 imec(아이멕)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뤼크 반덴호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R&D) 방향 등을 논의했다.

그는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외에 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에너지 등 첨단 분야 연구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R&D 현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꼽은 분야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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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2.06.18. [email protected]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술…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예고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은 위기관리가 가능한 조직문화와 기술력이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선 못 느꼈는데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더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종합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인 'BRM(사업위기관리)'을 신설했다.

삼성은 기존 각 사업 부문별로 리스크 관리 조직을 운영하다가 통합 컨트롤타워를 설립해 위기 대응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대내외적 경제 불안 요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향후 공급망 위기에 따른 원자재 가격 폭등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유관부서를 모집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 위한 전담 조직이다.

또 이 부회장은 "(유연한 조직 문화 구축) 이후 그 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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