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시대 생존법②] 고정금리로 갈아타볼까…정책 대환상품에 '관심’
안심전환대출 문턱 낮추고 한도 확대…"더 늦기 전에 알아봐야"금리 오르자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도 급증…2500억 넘어서당국,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속도…"구체적 운영 방안 마련"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5.30~7.33%, 변동형 금리는 연 5.09~7.71%로 집계됐다. 금리상단은 8%에 다다르고 있고, 하단은 이미 5%를 훌쩍 넘겼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차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주담대 4억원을 3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금리 5%에서 매달 내야 하는 이자는 104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이자가 7%로 2%포인트 오르면 매달 이자는 155만원으로 오른다. 이에 한 달에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매월 215만원에서 266만원으로 뛰어오른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원리금을 상환하는데 써야 하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이다. 정부도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다양한 정책상품을 내놓고, 현재 금리 수준보다 비교적 낮은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가계대출 중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6%로 전월(75.5%)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잔액기준으로는 전월과 같은 78.5%로 집계됐다. 2014년 3월(78.6%)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도 전달 21%에서 37.7%로 늘었다. 2012년 6월(38.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의 신청을 받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혼합형) 주담대를 최저 연 3.7% 금리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향후 금리가 오르더라도 내야하는 원리금이 동일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 눈여겨볼 만하다. 대환 대상은 올해 8월16일까지 제1금융권·2금융권에서 취급된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 주담대다. 만기가 5년 이상이면서 만기까지 금리가 완전히 고정돼 있는 주담대와 보금자리론·적격대출·디딤돌대출 등 정책모기지는 제외된다. 금리는 보금자리론 금리 대비 0.45%포인트, 저소득 청년층은 0.55%포인트 인하된 수준이 작용된다. 따라서 3.80~4.00%가 적용되며, 단 저소득 6000만원 이하·만 39세 이하 저소득 청년층은 3.70~3.90%가 적용된다. 만기까지 고정금리로, 향후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원리금은 동일하다. 만기는 10·15·20·30년 총 4가지로 운영된다. 주금공은 더 많은 차주들이 전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안심전환대출 신청 대상을 지난 7일부터 확대했다. 주택가격 기준을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고, 부부합산 소득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였다. 대출한도 역시 2억5000만원에서 3억6000만원(단 기존대출 잔액 범위 내)으로 늘렸다. 신청·접수처는 기존 주담대 취급기관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6대 은행에서 받은 대출인 경우 해당 은행 영업점 또는 모바일앱으로, 기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인 경우에는 주금공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주택금융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물량이 공급목표 25조원을 넘는 경우 조기 마감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연말 전후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에도 보금자리론을 통한 대환이 가능하지만, 현재 금리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도 눈여겨볼만 하다. 이 상품은 출시 초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상품 내용을 개편하고 금리가 급등한 지난 7월 이후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금융당국이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대비해 대출자들의 상환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난해 7월 시중은행을 통해 재출시한 상품이다. 시장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금리갱신 시점에 가입자에게 새로 적용되는 금리를 직전 금리 대비 연간 최대 0.75%포인트 또는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한 것이 핵심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건수는 지난 10일 기준 총 1162건(2525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재출시된 지 1년 만인 올해 7월14일까지만 해도 가입 실적 115건(217억2000만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약 4개월간 가입자가 10배 늘어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상한형 주담대의 판매 기간이 연장되고 금리 상승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 7월15일까지만 상품을 판매하려 했지만, 최근의 금리급등 상황을 감안해 더 많은 차주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판매기간을 연장하면서 '가입비용'과 금리상승 제한폭을 더 낮췄다. 이와 함께 당국은 금리 상승기에 소비자들이 더 낮은 금리 대출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온라인 원스톱 대환 대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민생금융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사의 신용 대출을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대환대출 이동시스템 구축할 계획이며 금융권, 핀테크 업계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구체적인 시스템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등 여러 금융기관 대출상품을 비교하고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비대면 원스톱(One-stop) 플랫폼을 말한다. 금융결제원이 구축하는 플랫폼에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가 운영 중인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들은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플랫폼에서 가장 저렴한 대출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지난해 대환대출 플랫폼을 출범하고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업권별 갈등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변동금리를 사용하는 주택담보대출자는 최근 요건이 완화된 안심전환대출이나 금리상한형 주담대 등 정책상품과 금리를 비교한 후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며 "또 카드론이나 캐피탈 등 2금융권 대출 중 금리가 높은 경우 1금융권의 서민금융대출 대환을 적극 알아보거나, 현실적으로 대출을 조금씩 상환해서 이자 상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