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VS "유산"…카카오·하이브, 'K팝 개척' SM 경영권 두고 맞대결
10일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이자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SM 창업자 겸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K팝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예정일은 내달 6일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SM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이 전 프로듀서의 지분율은 3.65%로 줄어든다. 여기에 하이브는 이 전 프로듀서와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계열사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지분과 에스엠브랜드마케팅의 지분도 매수한다. 또 하이브는 SM의 소액 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또 하이브는 이 전 프로듀서와 협의한 금액인 12만원과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내달 1일까지 시행해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최종적으로 SM의 지분 40%를 차지하게 된다.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로서는 힘을 쓸 수 없게 된다. 이 전 프로듀서가 SM에서 퇴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카카오·SM 현 경영진과 동맹을 맺고 있지만 지분 싸움에서 힘이 달린다. 이에 따라 3월 예정된 주주 총회에서 격렬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바로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와 카카오 둘 다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방탄소년단 성장과 함께 급성장한 하이브는 이른바 과거 3대 기획사로 통하던 SM·JYP·YG엔터테인먼트에 비해 'K팝 유산'이 부족하다. K팝 아이돌 3세대로 통하는 방탄소년단 이전인 1·2세대가 부재한데 K팝 아이돌 역사를 만들어온 SM은 이를 한번에 벌충해줄 수 있다. K팝 개척자인 이 전 프로듀서를 예우하며 K팝 계보를 잇는 적자를 자처할 수 있는 셈이다. 방시혁 의장은 이날 하이브를 통해 "하이브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이날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와 SM은 오랜 기간 걸쳐 다양한 사업에서 협력하고자 논의를 진행해왔고 이번 계약 체결로 각자 장점인 플랫폼과 IT 기술, 지식재산권(IP) 파워를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SM 경영권을 두고 대형 회사들이 대전(大戰)을 앞두면서 이날 SM 주가는 급등했다. 전일보다 무려 16.45%가 상승한 11만4700원으로 마감했다. 하이브가 밝힌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SM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대한 분쟁은 지난해 초 얼라인파트너스의 문제 제기로 시작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개인 사업자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의 이익을 부당하게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프로듀서와 계약종료를 종용했고, 이 과정에서 이성수·탁영준 SM 현 공동대표는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 결국 카카오와 손 잡고 이 전 프로듀서와 관계를 정리했는데, 이 전 프로듀서는 하이브와 손을 잡으면서 반전을 꾀했다. 현재 SM은 내분에 휩싸였다. 상당수 직원들은 SM 현 경영진의 노선을 지지했다. 그런 가운데 김민종·유영진 이사 등이 이 전 프로듀서를 지지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바로 이어진 하이브의 지분 인수 소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