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FTA, 위기를 기회로②]농식품 수출액 5년 내 150억불 달성 잰걸음
정부, 지난해 RCEP 발효 후 CPTPP 가입 추진시장 개방 96.1% 수준…농업 분야 피해 우려수출 부진한 인도·멕시코 시장 다변화 긍정적FTA 이후 농식품 수출↑…올해 100만弗 목표농업 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K-푸드 수출 확대"원산지 조항 활용…가공식품 수입·수출 유리"
한국이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지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지난 2003년 2월 한국-칠레 FTA 체결 이후 한국은 그 동안 전 세계 59개국과 21건의 FTA를 맺었다. 첫 FTA 체결 당시만 해도 농업은 큰 피해가 예상됐다. 값싸고 다양한 수입 농산물이 물밀 듯이 쏟아지면 국산 농산물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20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농식품 업계의 자생 노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한 신품종 개발과 신성장 동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류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수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FTA 확대가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에게 일으키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총 10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초거대 자유무역협정(메가 FTA)이 발효되면 농업 분야의 피해가 극심할 거라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높은 관세율을 철폐하고 민간 품목을 개방하면 농가의 수입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 한국과 칠레의 FTA가 발효된 지 20년이 지난 현시점, 농식품 분야의 수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메가FTA로 국가 간의 교역이 활발해지면 K-푸드의 영역도 더 넓어질 거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메가 FTA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을 의미한다. 지난해 2월1일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일본, 아세안(ASEAN),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 국가가 참여한 RCEP이 발효됐다. 이어 정부는 CPTPP 가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CPTPP는 미국이 주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지자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등 11개국이 결성한 자유무역협정이다.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13%, 무역 규모는 15%가량을 차지하는 '메가 경제 공동체'다. 시장 개방은 최대 96.1% 수준으로 RCEP보다도 개방 폭이 크다. 이런 이유로 농업단체에서는 CPTPP 가입 시 우리나라 농업이 큰 피해를 볼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싼 해외 농산물이 들어오면 국산 수요가 떨어질 거라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CPTPP 가입 시 향후 15년간 연평균 농업 생산 감소액은 4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메가FTA가 체결되면 농식품의 수출 판로 개척 측면에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이 다소 미진했던 인도, 멕시코 등이 포함돼 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농민들의 우려와 달리 우리나라는 FTA 체결 이후 수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한-칠레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03년 18억5980만 달러였던 농식품 수출액은 2004년 20억8500만 달러로 처음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2008년(30억4820만 달러)에 3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10년(40억8190만 달러)에 4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인 2011년(53억8350만 달러) 50만 달러도 넘겼다. 2014년에는 61억8270만 달러, 2019년 70억2570만 달러, 지난해 88억2370만 달러로 가파른 수출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정부는 해외에서의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농식품 수출액 100억 달러를 달성한 후 2027년에는 150억 달러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업 통상 환경이 FTA 이후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맞은 만큼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농식품 주요 수출기업, 지자체, 유관기관, 단체 등과 함께 K-푸드 플러스 수출 확대 추진본부를 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본부장이 돼 농식품과 스마트팜·농기계 등의 수출 현장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민관 협력사업 발굴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또 한류를 활용해 한식이 주도하는 K-푸드 수출을 확대한다. 뉴욕·파리·도쿄 등에 해외 우수 한식당을 20곳 지정해 수출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식의 특징, 핵심 가치 및 정체성, 대륙별·세대별 특징을 분석해 해외 소비자에게 한식 문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한식 글로벌 브랜딩 전략도 수립한다.
민간 물류업체와 협업해 수출업체 공동 포워딩도 시범 추진한다. 개별 수출업체가 아닌 단일한 조직이 전체 수출물량을 대상으로 운송사와 운임 등을 협상하고 공동으로 화물의 포장·적재·보관·운송·통관 등을 조정해 물류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에 해외 냉장 유통(콜드체인)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메가 FTA를 농업 위기가 아닌 또 다른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도 나왔다. 농협경제연구소는 '메가 FTA 대응 농업 부문 대책 보고서'를 통해 "메가 FTA 누적 원산지 조항을 활용한 수출 품목 다각화를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CPTPP의 완화된 원산지 기준은 국내 가공 식품기업의 원료 수입과 식품 수출에 유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작지원 : 2022년 FTA 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