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법무부 인사검증'…정순신 물검증으로 '도마위'
정순신 임명 취소 뒤 경찰·대통령실 "안타깝다"법무부만 함구…"특정인 검증 여부 확인 어려워"5년 전 보도된 학폭 사건…검증했다면 더 문제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정 변호사에 대한 국수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와 그에 대한 정 변호사의 대처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자 정 변호사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실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정 변호사 발령 취소 이후 경찰과 대통령실은 유감을 표명했다. 인사 추천을 맡았던 경찰청은 "충분히 알아보지 못하고 추천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으며, 대통령실 역시 "검증에서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데에 아쉬운 점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고위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실무를 담당하는 법무부는 이번 사태 이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며 시작됐다. 법무부는 '정 변호사에 대해 인사정보관리단에서 검증이 있었는지' 질문에 "특정인에 대한 검증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부터 인사와 관련한 사항이라 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는 대통령실의 의뢰가 있는 경우 공직 후보자에 대한 1차 인사 검증을 실시한다. 지난해 6월 설치된 인사정보관리단이 이를 담당한다. 법무부가 사회적 공분이 높은 사안에도 입을 열지 않자 인사정보관리단이 차별화 대상으로 뒀던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자 '음지'에 있던 인사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 투명성을 높이고, 감시가 가능한 통상의 시스템 하에 두게 될 것이라고 기대 효과를 밝혔다. 또 "그 동안 '질문할 수 없었던 영역'이었던 인사검증 업무를, '질문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재배치하는 조치"라며, "과거 인사검증 자료가 정권 교체 시 모두 파기돼 왔으나, 통상의 부처업무로 재배치되면 정해진 공적자료 보존 원칙에 따라 보존되어 투명성과 객관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 바 있다. 결국 이전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뤄졌던 '밀실 인사'에서 벗어나겠단 취지였으나, 당시에도 구체적 검증 방식이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에 개선된 바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정작 불미스런 사태가 터지자 검증 수행 여부 조차 함구하고 있어 비판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 변호사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는 이미 5년 전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정 변호사는 익명이긴 했지만 고위직 검사로 보도됐고, 이에 당시 법조계에선 해당 인물이 정 변호사라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부실 검증' 비판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실은 전날 검증 방안 개선을 살펴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보자 검증을 위해 무리하게 (개인 정보) 자료를 수집하자는 건 아니다.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검증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던 동급생에 8개월 가량 언어폭력을 가했으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또 판결문을 통해 학교폭력대책 지역위원회(위원회) 회의에서 정 변호사 아들의 고등학교 교사가 "원고 부모님(정 변호사 부부)께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되게 두려워하셔서 2차 진술서 같은 경우는 부모님이 전부 코치해서 썼다", "원고(정씨)를 선도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사실 부모님께서 많이 막고 계신다", "저희(학교)가 조금이라도 선도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사실 교사 입장에서는 많이 실망했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정 변호사는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