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에 '누누티비' 웃는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제한③]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기승정부 단속 확대에도 여전히 운영 중인 사이트 많아
넷플릭스 프리미엄 4인 파티로 월 4250원씩 내던 직장인 임모(28)씨는 파티에서 탈퇴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로 파티원과 분담해야 하는 비용이 2배 이상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임씨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고 싶을 때마다 재구독 대신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찾겠다고 말했다. 이미 티빙 등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쓰고 있던 터라 돈을 더 내기 싫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 발표 이후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티빙,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넷플릭스도 요금 체계를 바꾸면서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OTT 업계 등이 올해 초 일명 '누누티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영상 콘텐츠 불법 유통을 어느 정도 근절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법 사이트 여러 곳이 정부 단속을 피해 운영되고 있다. 6일 기준 뉴시스가 파악한 국내 영상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10여개다. '이두나!'(넷플릭스), '최악의 악'(디즈니플러스), '거래'(웨이브) 등 국내·외 OTT 최신 오리지널 드라마와 '1947 보스톤' 등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등 수많은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었다. ◆"OTT가 공짜라고?"…정부 단속 한계에 불법 사이트 접속자 여전히 많아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구독료를 내지 않고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등에 제공되는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이용자가 불법으로 유통된 영상들을 시청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화제가 됐던 '누누티비'는 2021년 6월 개설 후 지난 4월 종료할 때까지 접속 건수가 8348만여건(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집계)에 달했다. 누누티비 등 불법 사이트 이용자가 많아지면 OTT를 찾는 이용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OTT가 콘텐츠 불법 유통을 수익 악화 이유 중 하나로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방송사, 영화 제작·배급사, OTT 사업자 등은 올해 초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구성해 누누티비를 고발했다. 이후 정부가 주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와 협의해 누누티비 주소(URL) 차단 주기를 매일 1회로 바꾸는 등 고강도 압박을 이어나가자 누누티비는 지난 4월14일 서비스를 자진 종료했다. 누누티비는 물러났지만 다른 불법 사이트들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지난달 9일 한 불법 사이트의 누적 접속 건수가 2달간 1900만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이트는 같은 기간 접속 차단이 17번 이뤄졌는데 운영자가 대체 사이트를 꾸준히 만들어 단속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불법 유통 단속의 한계를 보여준 셈이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으로 타 OTT가 이득? 누누티비만 수혜자"
넷플릭스 계정공유 유료화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가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로 반사이익을 얻을 거라고 기대하는데 넷플릭스를 끊는다고 해서 다른 OTT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결국 이번 조치로 좋아할 사람은 넷플릭스 콘텐츠를 불법 유통하는 세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넷플릭스 계정 공유 유료화 관련한 소식에 '넷플릭스, 잘 있어라. 누누티비 보러 간다', '무료로 볼 수 있는 곳 없나요?'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콘텐츠 불법 유통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수사역량을 강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콘텐츠 불법 유통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를 출범하고 저작권 범죄분석실 운영을 시작했다. 수사대는 기획 수사 전담, 국제공조, 국내 범죄, 수사 지원 등 4개 팀으로 꾸렸고 저작권 범죄분석실에는 최신 디지털포렌식 소프트웨어와 증거물 복제·분석 장비, 워크스테이션 등 첨단 범죄 수사를 위한 장비를 확충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동으로 신규 및 대체 불법 사이트를 탐지·채증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