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독점한 택시호출 시장…소비자 선택권 '제한'[카카오택시 횡포 논란]②
국내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 95% 육박아이엠·타타, 합병 카드 꺼내들었지만 '무산'사업 초창기 소비자 호응 끌어냈지만 '미운 오리'압도적 점유율·운행 대수에 소비자 선택권 없어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내 1위 택시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을 장악한 사실상 독점 기업이다. 이용자 수가 3300만명에 달하는데 도로 위를 달리는 택시 대다수가 카카오택시다. 사업 초기 당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호출 방식으로 침체된 택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던 카카오는 과도한 수수료, 최저임금 보다 낮은 기사 수입, 소비자 이용 불편 문제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질타 직후 카카오는 택시 기사와 승객, 정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처음 택시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길에서 손을 흔들거나 콜택시를 불러야 했던 택시 시장은 카카오 택시의 등장과 함께 '호출 시장'으로 바꿨다. 여기에 기존 택시 서비스에 불만이 많았던 소비자들까지 큰 호응을 보내며 전용 앱 '카카오 T' 가입자 수는 5년 만에 2700만명을 달성했다. 이용자 수도 빠르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은 95%에 육박한다. 택시 100대 중 95대가 카카오택시인 셈이다. 2019년 92.99%였던 점유율은 2020년 94.23%, 2021년 94.46%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월간 평균 활성 이용자 수 역시 1169만명으로 압도적 우위다. 빠르게 시장 선점에 성공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와 함께 대리운전, 주차, 네비게이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장을 독점했다. 대표적으로 가맹 택시 사업인 '블루'의 경우 점유율이 2021년 기준으로 73.7%에 달한다. 이 서비스는 가맹 택시에게 승객의 호출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준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경쟁 사업자의 가맹 택시 수와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초 타다와 아이엠택시를 카카오모빌리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지만 추가 투자 유치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피해는 경쟁 업체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 수 대비 선택의 폭이 좁고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를 몇 배 비싼 요금을 주고 프리미엄급 택시를 부르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이와 달리 미국, 일본 등에서는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2009년 우버가 등장했을 당시 기득권을 지키던 택시 업계의 반발이 극심했지만 이후 경쟁 모드로 전환했다. 뉴욕에서는 옐로캡 택시 기사들이 더 저렴한 요금을 내건 호출 앱 '커브', 테슬라 전기차만 사용하는 '레벨(Rebel)'를 선보였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일본에서도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이 성공하자 현지 스타트업들은 '고(GO)', '에스라이드(S.RIDE)' 등 자국 기술로 만든 택시 호출 앱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특히 일본 최대 택시 기업 일본교통홀딩스가 T 기업 DeNA와 만든 '고'는 우버를 따돌리고 일본 1위 택시 호출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 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법 체계 개정, 업계의 서비스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오빌리티는 이번 택시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택시 업계의 어려움에 더욱 귀 기울이고, 상생을 위한 소통과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