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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배터리 달고 한국시장 '급습'[중국산 테슬라 이대로 좋은가①]

등록 2024-04-06 11:00:00   최종수정 2024-04-08 10: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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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3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현대차‧기아를 압도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저가의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전기차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중국에서 만든 사실상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차인데도 테슬라 후광효과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테슬라 판매량 급증 현상을 정부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중국산 전기차가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전기차 생태계도 무너트릴 수 있어서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의 3월 신차 등록 대수는 5934대로, 지난해 3월보다 48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모델Y의 올해 1~3월 판매량은 6012대를 기록했다.

모델Y는 올해 수입차 신차 등록 대수 1위다.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HEV), 가솔린, 디젤을 모두 포함해 1위 모델이다. 전기차만 따지면 2위인 폭스바겐 ID.4의 1~3월 신차 등록 대수의 (360대)의 16배가 넘는다.

모델Y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도 압도하고 있다.

1~3월 현대차·기아의 주요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아이오닉5 2152대 ▲아이오닉 957대 ▲기아 EV9 1054대로 집계됐다. 이들 모델의 신차 등록 대수 합계(4163대)조차 모델Y보다 1849대 적다.

업계는 모델Y의 이 같은 판매량 급증은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춰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테슬라는 지난해 5699만원이던 모델Y 후륜구동(RWD) 가격을 올해 5499만원으로 낮췄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을 5700만원 이하에서 5500만원 이하로 낮췄기 때문이다.

배터리 효율, 충전 인프라 등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이 차등 지급되면서 모델Y가 받는 보조금도 줄었지만, 개편안 시행에 맞춰 가격 인하에 나서며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서울에서 모델Y를 산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가격보다 올해 가격이 210만원 정도 비싸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Y는 중국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해 만든 중국산 전기차지만, 테슬라라는 브랜드 후광으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이런 한국 내 인기를 제대로 이용하겠다는 분위기다.

당장 모델Y보다 더 저렴한 전기차를 한국에서 출시 예정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중형 전기 세단인 모델3의 부분변경 모델인 모델3 하이랜드를 5년 만에 한국에서 선보인다. LFP 배터리가 장착된 이 모델3 하이랜드는 가격이 5199만원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에서 이 같은 테슬라 판매 증가가 한국 전기차 생태계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 판매량 급증은 중국산 배터리가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의 깊게 바라봐야 한다"며 "중국산 배터리 공세에 대비해 더 세부적이고, 휴율적인 정부 보조금 정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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