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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숙제의 시간…불확실한 세수여건 속 재원마련 고심[총선 후 경제③]

등록 2024-04-08 06:00:00   최종수정 2024-04-09 14: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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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재정 기조 속 부처 예산요구서 작업 돌입

총선 이후 국회 예산요구 봇물처럼 쏟아질 듯

건전재정 난망…최상목 "기재부 숙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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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4.01.3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총선 이후 공약 이행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재정당국에 따르면 각 부처는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전달한 '2025년 예산편성지침'의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예산요구서 작업에 돌입했다.

예산편성지침은 한해 예산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문서다. 각 부처가 지침에 따라 예산을 편성해 5월말께 기재부에 제출하면, 기재부가 이를 바탕으로 재원여건과 사업별 타당성을 따지는 예산안 편성 작업을 본격화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말 발표한 예산지침에서도 건전재정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방만하게 운영됐던 재정을 정상화하고 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재정부담을 남기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 가운데 국정과제에 소요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예산을 대거 삭감하는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2년 연속 단행했다.

지난 2023년 예산 편성 당시에는 코로나19 방역 및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대거 삭감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을, 2024년 예산에서는 연구개발(R&D) 예산 및 보조금 삭감을 통해 23조원을 손봤다. 법정 의무지출과 재량지출 내 인건비 등 경직성 지출을 제외한 예산이 120조~140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연속 20% 가량의 지출을 삭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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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고양=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각각 충남 홍성군 홍성시장과 고양시 라페스타 거리를 방문해 총선 예비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1. [email protected]

문제는 내년 예산편성이다. 정부가 20여차례 민생토론회를 통해 추진하기로 한 대규모 재정소요 및 감세 정책에 이어, 총선에서 여야 모두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공약을 제시하면서 재원 마련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여당에서는 5세 이하 무상 교육 공약을 당장 내년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지원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공약은 총선 이후 각 부처 당정협의 등을 통해 봇물처럼 밀려들 가능성이 높다. 각 부처의 예산요구가 커지면 한정된 재원을 분배해야 하는 예산편성 과정은 그만큼 난항을 겪게 된다. 총선 결과 여야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더라도 기재부의 고민의 강도는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단계에서 여당이 좀 많으면 국회과정이 좀 쉬울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만 통상 여야 모두 국회 속성이 있기 때문에 누가 이기든 정부 입장에서는 크게 다르진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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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동일 기획재정부 김동일 예산실장과 유병서 예산총괄심의관(오른쪽)이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과 2024년 조세지출 기본계획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4.03.26. [email protected]

여기에 부가가치세 완화 및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밸류업(value-up) 기업 법인세 및 배당소득세 감면 등 등 각종 감세 공약까지 더해질 경우 재정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재정의 효율적 분배를 위해 재량지출 10% 감축 외에 의무지출 및 경직성 지출, 그리고 각종 교부금까지 손댈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 이른바 '재정준칙'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앞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 3% 이내 유지를 법제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이를 넘겼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재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총선 공약 속에서 건전재정을 지켜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요구와 요청이 있었는데 어떻게 한정된 재정 상황 속에서 잘 담아내느냐가 우리의 과제"라며 "기재부가 역할을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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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입구. 2023.04.0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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