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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탄핵 시계'…유통·호텔가, 연말 특수 실종에 "시름 깊어져"

등록 2024-12-09 14:40:32   최종수정 2024-12-09 17: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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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안 장기화 국면

2016년 박근혜 탄핵 경험한 유통·호텔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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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호텔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연말 소비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적 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유통업계는 '2016년 혹독한 겨울'을 겪은 탓에 이번 정국 불안이 소비 등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하고, 2017년 3월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선고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직전인 2016년 10월엔 102.0이었으나 2017년 1월 93.3까지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이하로 낮아질 경우,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기대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실제 당시 유통기업의 실적도 부진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2017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조49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2074억원으로 0.4% 감소했다. 특히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역성장했다.

이마트의 경우 2017년 1분기 별도기준 총매출액은 3조5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841억원으로 2.4% 빠졌다.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이같은 소비심리 냉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올해 3분기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가 1.9% 줄어들면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및 배달업계의 경우 판매 추이 등에 이렇다할 변화는 없지만, 정치적 이슈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계엄 이슈 당시에도 주문 흐름에 큰 변화는 없었다"며 "배달업계가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급속도로 성장한 만큼 비교가 가능한 과거가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는 본격적인 추위가 예보되는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패딩 등의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거래량에서 변화는 없었다.

CJ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외국인에게 '쇼핑 성지'로 떠오른 곳들 역시 비상계엄이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당장의 매출에 큰 영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글로벌 ODM사들은 해외 고객사들에서 한국 상황을 걱정하는 문의 다수 접수되며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콜마그룹의 경우 윤상현 부회장 주재로 미국 뉴저지에 있는 북미기술영업센터와 함께 긴급 현안점검 회의를 열며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다만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 글로벌 패션 OEM 업체의 경우 고환율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소비 위축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계 중 하나인 외식 및 프랜차이즈업계는 대치 국면의 장기화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광화문 지역 매출이 조금 빠지는 것 외에는 전반적으로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사회 전반에 경제가 안좋다는 인식이 퍼지면 사람들이 외식을 가장 먼저 줄이기 때문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식품업계 역시 당장의 영향은 미미하지만, 탄핵 정국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 위축에 대한 영향을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다.

호텔 업계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여행 주의 권고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번 사태로 투숙 예약을 취소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사태가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 시즌에 진행될 예정이던 정부 기관 행사 등은 일부 예약이 취소되고 있기도 하다.

호텔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후 정부 기관 등에서 연말, 연초 행사 예약을 취소하는 등 12월 전체 예약의 5% 가량이 취소됐다"며 "대부분은 취소하지 않았지만 위약금이나 최소 보증 인원을 줄이는 등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있어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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