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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한국 관세는 미국의 4배' 거짓말…비판적 미 언론도 끄덕

등록 2025-03-05 20:56:26   최종수정 2025-03-05 22: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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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25.03.05.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국정연설 후반부에 '한국의 관세율이 미국의 4배'라고 한국을 특별히 지목해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우절 다음날 4월 2일부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무조건적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천명한 상황이라 한국 정부는 즉각 "지난해 기준 대미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은 0.79%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한국과 미국은 2012년 발효된 한-미 FTA에 따라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진실'과 아주 동떨어진 트럼프의 한국 관세율 관련 '거짓' 주장을 트럼프에 비판적인 세계 유수 언론들도 아직 잡아내지 못하고 있어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미국 및 유럽의 주요 언론들은 그의 국정연설을 생중계하면서 의심쩍은 주장이다 싶은 발언마다 몇 분 시차를 두고 '팩트 체크'를 실행했으며 다 끝난 뒤 정교한 '트럼프의 거짓 및 왜곡성 발언'을 종합세트로 소개했다.

본래 세계 언론에 돌연 '팩트 체크'라는 분야가 생긴 것도 트럼프가 2017년부터 4년 동안 재임하면서 '총 1만 건이 넘는, 하루  평균 10건 정도의 거짓 및 왜곡 발언'을 일삼은 데서 비롯되었다. 트럼프의 '가짜, 대체 세계'를 폭로하기 위한 대항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국정연설 대한 팩트체크를 모은 CNN, 워싱턴 포스트 지이나 가디언 지는 60~30건이 넘는 '거짓 및 고의 오도' 발언을 지적하고 세밀히 바로잡았지만 한국의 관세율 4배는 잡아내지 못했다. 즉 트럼프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다만 뉴욕 타임스만 "무수한 나라들이 우리가 그들에게 하는 것보다 엄청나게 높은 관세를 우리에게 매기고 있다'는 구절을 문제삼아 '과장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율이 다른 나라들보다 낮긴 하지만 다른 잘사는 나라들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국 관세율이 미국의 4배라는 주장이 '실체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타임스는 세계무역기구(WTO)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약 3%(정확히는 3.3%)일 때 '캐나다, 일본, 영국이 4%, 유럽연합이 5%, 호주가 2%'이며 '중국이 8% 및 인도가 17%'라고 전했다.

같은 데이터에서 한국이 13.4%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의 13%를 미국의 3%와 대비하면 4배가 되어 트럼프 말이 사실처럼 들린다.

이 WTO 데이터는 2월 1일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추가 부과의 관세 전쟁을 개시하자 로이터 통신이 즉시 인용 보도한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미국의 3.3%, 한국의 13.4% 그리고 멕시코의 6.8% 및 캐나다의 3.8% 등은 WTO 가입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그 나라의 평균 관세율로 미국과 멕시코, 미국과 캐나다 및 미국과 한국 등 양국 간의 관세율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로이터 통신은 이 데이터 밑에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거의 모든 관세를 없앴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하고 싶은 '미국에 대한 실효 관세율이 0.79%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로이터 통신이나 WTO 데이터가 진즉 한 셈인데 타임스의 눈은 데이터 범례 설명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사실을 뻔히 알고 있을 트럼프는 많은 나라의 '미국과의 양자간' 관세율이 엄청나게 높다고 주장한 뒤 대뜸  '한국의 관세율이 미국의 4배'라고 고의 오도의 가짜 정보를 말했다.

4배는 맞지만 문맥이 확실히 지칭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 양자간 세율은 무역협정으로 거의 제로라는 것을 모른 체 한 것이다.

트럼프의 4배 주장이 진실이 되려면 미국의 대 한국 관세율이 0.79%의 4분의 1인 0.19%여야 한다.

트럼프가 이렇게 의도적으로 잘못된  항끼리 비교해서 4배라고 주장했으나 관세율 언급을 문제 삼은 타임스도 캐치하지 못한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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