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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업들 '세대 역전' 뚜렷…젊은층 안뽑는다[대기업 고령화①]

등록 2025-08-09 10:00:00   최종수정 2025-08-12 0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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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이 20대보다 많다…첫 역전

SK하이닉스, 연령 비중 격차 가장 커

첨단기술 경쟁 격화…신입보다 경력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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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 (제공=삼성전자) 2021.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젊은 직원들이 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은 이미 20~30대 직원보다 40~50대 직원들이 한결 많은 '고령화' 직장이 됐다.

젊은 연령대보다 고연령대 직원들이 더 많아지는 '세대 역전' 현상이 속속 발생하는 것으로,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한 전자업계에 이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리더스인덱스가 최근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전년 21.0%보다 1.2포인트(p) 떨어진 19.8%로 집계됐다.

30대 미만 직원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반면 50세 이상 비중은 9.5%에서 20.1%로 늘면서 조사 이래 두 연령대 비중이 처음 역전됐다.

특히 IT전기전자 업종은 30세 미만 비중이 5.4%p 하락(-1만5300명)한 데 비해 50세 이상은 3.1%p 상승(+6933명)하면서 총 8.5%p의 격차를 보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양 연령대간 비중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기업이다.

30세 미만 직원 비중은 15.0%p 하락(-6041명)했고, 50세 이상은 8.2%p 상승(+3301명)해 총 23.2%p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30대 미만 직원은 감소하는 반면 40대 이상은 증가하며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30대 미만 임직원 수는 8만3155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6만3531명으로 2만명 가까이 줄었다.

이에 반해 40대 이상은 2022년 7만5516명에서 2024년 8만5081명으로 1만명 정도 늘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젊은 신입사원 육성보다 경력 위주 채용이 늘어나는 상황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실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공채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신규 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규 채용 방식으로 수시 채용만 시행한다는 응답이 70.8%에 달했다. 특정 시기 없이 인력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채용에 나선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중 신입사원 공채를 유지하는 기업은 삼성 뿐이다. 기업들은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과 유사하다'는 응답이 50.7%로 가장 많았다. '작년보다 확대한다'(13.8%)보다 '규모 미확정'(26.3%), '작년보다 축소'(9.2%) 같은 소극적 채용 응답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조차도 올 상반기 대졸 공채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반도체 설계) 등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대신 주요 대학 석·박사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채용 설명회를 열고, 기술직 전문 인재와 직접 교류하는 채용 방식을 택했다.

이직에 성공한 합격자들의 평균 경력은 '8년차'로 조직 내 실무자, 신규 리더 및 중간 관리자의 합격 비중이 유독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 더 신중해졌고, 이미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충분히 보유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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