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오어 낫싱"…'새로운 100년' IFA 2025 폐막[IFA 2025]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9일 마무리혁신 중심 'AI'…실용성에 초점 맞춰한중 경쟁 속 협력…생성형 AI도 경합
닷새간의 진행된 올해 행사의 주제는 '미래를 상상하다'(Imagine the future)였다. SF(공상 과학) 소설 같은 차가운 미래 전망이 아닌, 이제 막 출시된 '따끈따끈'한 제품들이 대거 소개됐다. 전 세계 138국 1800개 이상의 기업과 관련 단체가 참가해 기술 경연을 펼쳤다. ◆첨단보단 실용…AI 완결성에 초점 올해 행사의 볼거리는 모두 인공지능(AI)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 받은 건 'AI 홈 솔루션'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완성도 높은 연결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앰비언트 AI(생활환경 AI)'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AI가 마치 공기처럼, 사용자도 모르는 새 각종 편의와 돌봄에 에너지 효율과 보안성까지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LG전자 역시 'AI 가전의 오케스트라(LG AI Appliances Orchestra)'를 주제로, 상호 연결을 통한 '하모니'를 내는 다양한 단말기를 소개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비전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용성에 좀 더 무게의 중심이 실렸다. 행사장 곳곳에선 AI 기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XX%' 높였다는 패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AI의 혁신성이 이제 수량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 기업들도 AI의 다양한 기능을 알리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밀레(Miele)는 AI를 활용한 정밀 온도 제어를 통해 음식이 타거나 넘치는 일 없이 최적의 요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보쉬의 에어프라이어도 AI가 요리의 갈변 정도를 감지해 베이킹 프로그램을 조정하거나, AI로 식재료의 보관 기간을 연장시키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지멘스 역시 오븐에 AI를 탑재해 재료에 맞는 최적의 온도 설정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픈AI의 생성형 AI 챗 GPT가 지난 2022년 11월 출시된지 불과 3년 만에 AI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김철기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부사장은 "AI는 약속도, 프로토타입도 아닌 이미 현실로 세상을 사는 방식을 재정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가속도 붙은 中…한중 AI 홈 맞대결 한중간 첨단 가전 경쟁도 '뜨거운 감자'다. 올해 IFA도 최다 참가국은 중국이다. 열 곳 중 4개 이상이 중국 브랜드로 채워졌다. 한국(100곳)의 7배 많다.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 중국 브랜드의 로봇청소기는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제품군이다. 중국 로봇청소기 전시장은 청소기가 계단을 오르거나(드리미), 로봇 팔을 장착하는(로보락·드리미) 등 서커스를 방불케 했다. 중국의 로봇청소기 굴기는 이제 잔디깎이, 수영장 청소기, 유리창 청소기 등 유사 제품군으로 빠르게 진격 중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제 중국 로봇청소기가 '청소기'를 넘어, '로봇'으로 진화했다는 우려도 들린다. 개발 인력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 생태계에 중국은 수천명이 달라붙었지만, 국내선 200~300명이 고작이다. 중국의 빠른 성장은 한국 업체들을 긴장케하는 동시에, 어떻게 중국 AI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온세계가 중국 업체랑 협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 만 스스로 극복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오만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도 새 경쟁 국면…삼성전자 ‘AI 하이브리드’ 전략 주목 올해 행사에선 'AI 가전' 경쟁 이상으로 '생성형 AI' 경쟁의 시대가 열린 점도 주목받았다. 챗GPT는 AI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으나, 올해부터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코파일럿(마이크로소프트), 제미나이(구글), 퍼플렉시티 등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이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AI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AI 하이브리드 전략'을 제시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TV 등 여러 단말기에서 원하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 역시 여러 AI 플랫폼과 협력해 최적화된 AI를 개발, 제품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AI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AI 가전을 둘러싼 우려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사용자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지만, 정보 유출 가능성은 양날의 검이다. 올해 IFA를 앞두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통 중인 로봇청소기 6개 제품의 보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발견됐다. 업계에선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단말기 내에서만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러고 복잡하고 빠른 연산이 필요할 때만 클라우드 AI(서버 AI)로 데이터를 보내는 방식이다. 한 가전 업계 관계자는 "어떤 플랫폼이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앞으로 어느 한 AI를 고집하기보다, 선택하고 골라서 잘 쓰는 게 유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