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새누리당 친박-비박 '마지막 혈투'
◇비박 "지도부 사퇴·당 해체" 그러자 비박계가 먼저 행동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비박계는 13일 '이정현 지도부' 퇴진과 당의 발전적 해체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비상시국회의에는 당내 비박계 의원을 비롯해 당 소속 시·도지사, 원외당협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황영철 의원은 9일 브리핑을 통해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 새누리당이 건강한 보수와 혁신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다시한 번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새누리당이 책임지고 반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가 해체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가야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상당히 있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새로운 정당의 모습으로 가려면 결국 현 지도부 사퇴를 통한 새 길을 모색하기 위해 길을 터줘야 하는 것"이라며 "조금 더 모여서 뜻을 공고히 하고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일요일에 모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신환 의원은 당 해체와 관련, "분당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당 해체라는 것은 새누리당의 역할이 다 소멸됐다고 보는 것이다. 그 이후에 어떻게 재창당 할 것인지, 새로운 방향에 대해 모색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계파 해체는 당연히 당 해체 부분에 포함이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 현재의 역사 이런 것들이 발전적 해체되는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그러면서 "이정현 지도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것이다. 어제 대통령이 국회에 왔지만 마중 나갈 수도 없는 상태"라며 "하루 빨리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 국민적 민심의 흐름은 절대 거역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비박계는 이정현 대표가 '재창당 준비위원회' 발족을 준비 중이라는 설(說)이 흘러나오자,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힐난했다. 황영철 의원은 "지지받지 못하고,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이 주체가 돼 재창당을 하면 오히려 건강한 보수들을 더욱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신환 의원 역시 "이정현 지도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것이다. 어제 대통령이 국회에 왔지만 마중 나갈 수도 없는 상태"라며 "하루 빨리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 국민적 민심의 흐름은 절대 거역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도부 퇴진을 거듭 주장했다. 물론 이 대표는 재창당 준비위와 관련, 뉴시스와 통화에서 "검토된 바 없다. 여러 아이디어가 제시된 것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9일 '재창당준비위' 발족 소식에 비박계가 발끈하고 나서자 "내부적으로 단 한번도 제대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안들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여러가지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국가 상황들을 감안했을 때 빨리 모든 것이 정상화돼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많은 의견 듣는 중 어느 한 분이 그 안을 제출했지만 전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혀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가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논평도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정현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 쇄신책의 일환으로 친박계 중심의 재창당준비위원회(가칭) 발족을 준비 중이고, 여기에는 4선 이상 중진 의원 9명이 참여할 예정이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현 지도부의 손으로 재창당위원회니 뭐니 아무리 만들어봐야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는데 무엇이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일침했다. 김 전 대표는 "제일 시급한 것은 거국중립내각을 빨리 구성해서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그 일을 하고 난 뒤 현 지도부는 사퇴하는 것이 맞다"며 이정현 지도부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강석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아예 친박 이정현 지도부의 '버티기'를 직격했다. 그는 "이정현 대표나 지도부는 이제 명분도, 어떤 것도 없다"면서 "이 대표가 수습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제는 수습할 의미도 없다"고 공박했다.
강 전 최고위원은 "그런데 그 후 거국내각 구성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총리 후보와 부총리, 안전처 장관을 바로 지명해서 여당 내부에서도 반발을 했다"며 "이 대표는 그 지명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부분으로 인해 이정현 지도 체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신뢰를 잃었다"며 "지난 7일 오전까지 며칠 동안 사퇴에 대해 언급조차 없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결국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거국내각 총리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해달라고 했으니, 이제 그만하고 새로운 당 지도부를 뽑든 어떻게 하든 간에 넘겨주고 책임을 다 하고 나오는 모습이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버틴다면 새로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우리 당 지지자들, 건강한 보수의 의견을 담아내는 또 다른 새누리당 내의 지도체제나 지도부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친박, '재창당준비위' 추진? 이정현 대표 퇴진에는 야당도 힘을 보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박계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이정현 대표에 대해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실을 은폐하려 했거나 비호한 분이 지도부에 계속 계신다면 우린 박 대통령이 제안한 국회의 총리 추천 여부를 협상하기 어렵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금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제대로 규명하고 그것으로 인해 농단된 국정을 정상화하는 것이 과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이 문제에 연루된 분들이 하루빨리 정리해주는 것이 정상적인 여야 협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당안팎의 이같은 비판에 여전히 꿈적도 않고 있다. 오히려 새누리당 친박 성향 초선의원들은 국정 정상화를 위해 중진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당내 초선의원 15명은 9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국정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순례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협의체에 대해 그 의견에 많은 분들이 동조했다"며 "중진 의원들이 나서서 중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정태옥 의원은 "오늘 회동에서는 여러 사람이 당내 균열로 가서는 안된다. 이에 대해 우려를 많이 표했다"며 "국정이 이렇게 표류해서는 안되고,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는데 여러 의원들이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비박계가 '이정현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데 대해 "오늘은 우리가 어느 편을 드는게 아니라 당이 이 상황으로 갔을 때 균열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퇴진) 얘기 자체는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조원진 최고위원은 10일 김무성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데 대해 "당을 아끼는 여러 사람들의 걱정을 배로 증가시킬 발언"이라면서 "김 전 대표의 발언은 국민은 물론 당원의 동의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야 지도자들의 언행이 너무 가볍다"며 "발언에 있어서 조심해달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어 비박계가 당 해체 등을 거론하며 지도부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 "더이상 비주류의 행동은 국민은 물론 당원 동의도 얻기 힘들 것"이라며 "구당 중진협의체 구성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당이냐, 친박 해체냐, 비대위 체제 전환이냐, 재창당이냐 등을 놓고 친박과 비박의 마지막 수 싸움이 시작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