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혜리 그리고 이시영…'방 중개 앱' 미녀 모델 3파전
26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앱 한방은 이시영을 모델로 기용해 내년 초부터 TV CF 등 대대적인 광고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방은 지난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만든 부동산 매물 광고 플랫폼이다. 협회 소속 중개사에게 이용료를 받지 않는 데다 원·투룸 외 다양한 매물을 올릴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직방·다방과 차별화한다. 협회 관계자는 "(이시영이)대중에게 친숙하고 인지도도 높으면서 한방의 이미지를 잘 대변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내년 초 사진 광고를 시작으로 2월 TV CF까지 전개해 앱 이용자 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부동산 앱 시장에서는 그룹 'AOA' 멤버이자 배우 설현(직방), 그룹 '걸스데이' 멤버이자 배우 혜리(다방), 배우 이시영 등 여성 모델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직방은 앞서 2014년 개그우먼 김지민을 모델로 세웠다. 업계 최초 모델 선정이었다. 그해 12월 배우 주원을 앞세워 '선직방 후방문'으로 대대적인 광고에 돌입했다. 이듬해 12월 배우 송승헌, 이희준 등 남성 모델 투 톱 체제로 변화를 줬다. 지난 20일 배우 서강준과 함께 설현을 새로운 모델로 낙점해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직방 관계자는 "그동안 대체로 남성 모델만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소비층을 20~30대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까지 넓히고 성별 관련 없이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이번엔 남녀 투 톱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후발주자로 경쟁에 뛰어든 다방은 직방이 주원을 모델로 대대적인 광고에 돌입하자 이와 차별화하기 위해 여성 모델을 물색했다. 당시 여러 스타급 여자 연예인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다방녀'라는 수식어 탓에 모두 고사해 모델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5월 가까스로 혜리와 계약해 1년간 광고를 전개한 뒤 지난 5월 혜리와 재계약했다. 다방은 내년 초 혜리를 앞세워 새로운 콘셉트로 대대적인 광고에 돌입한다. 다방 관계자는 "혜리가 지난해 말 방송한 TV 드라마(tvN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르면서 올해 재계약 당시 모델료가 올랐다. 그래도 그동안 다방의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 계약을 이어갔다"며 "모델이 혜리인 것은 같지만 내년 초 새로운 콘셉트를 통해 변화를 줄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직방과 다방이 지난 2년 이같이 광고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는 사이 공인중개사협회에서 뒤늦게 앱 한방(전 K-ren)을 출시했다. 직방과 다방에 매물을 올리면서 적잖은 비용 부담이 생겼다는 중개사들의 민원이 그동안 협회에 제기됐다. 협회는 중개사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K-en을 론칭했다. 소속 중개사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며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앱 활용도와 인지도는 저조한 상태다.
이들 앱이 이처럼 매출 대비 적지 않은 모델료를 투자하는 이유는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직방이 이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수많은 유사 앱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제대로 다운받지도 못한 앱도 상당수다. 그나마 모델을 앞세워 광고하고 있는 직방과 다방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달 기준 다운로드 수는 안드로이드와 IOS를 합쳐 직방 1600만여 건, 다방 850만여 건이다. 아직 광고하고 있지 않은 후발주자 한방은 11만여 건에 그친다. 게다가 부동산 앱 특성상 한 번 이용했다 재이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앱보다 훨씬 길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소비자가 앱을 깔아 방을 구한 뒤 이를 지운다"며 "한 번 이용한 앱을 재이용하려면 최소한 1~2년이 지나 방 계약 기간이 끝날 때쯤이므로 소비자에게 잊히기 쉽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지나친 광고 경쟁 몰입은 공멸의 지름길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값비싼 스타 모델에만 의존하기보다 오랫동안 소비자를 끌고 갈 '당근'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은 앱 생존력을 높일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방은 최근 앱을 통해 부동산 뉴스나 아파트 단지 소개 등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앱에서 방을 구한 뒤에도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얻으면서 앱을 지우지 않고 활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다방은 방을 구하면서 겪을 법한 문제와 관련한 법률 정보를 서비스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을 구하고도 앱을 지우지 않은 채 계속 보유할 수 있게 할 유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동시에 모델 외에도 다양한 홍보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