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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스' 대우건설, 매각 속도전…쌍용 뒤 잇나?

등록 2017-02-12 14:46:17   최종수정 2017-02-20 10: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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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대우건설이 7700억원의 '어닝쇼크'를 냈지만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작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대우건설의 몸값과 크기를 감당할 만한 기업이 많지 않은 만큼 해외의 글로벌 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가장 적합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쌍용건설이 지난해 세계적인 국부펀드 두바이투자청(ICD)을 최대주주로 맞으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한 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우 역시 해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업체와의 인수합병(M&A)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해외 사업 현장의 잠재 손실을 대거 반영해 지난해 4분기 76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은 5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우건설이 지난 3분기 경영실적 회계감사 보고서에서 지정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음에 따라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 측은 "사우디 자잔 플랜트 현장에서 4500억원, 알제리 RDPP 플랜트 현장에서 11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제고방안에 따라 엄격한 기준으로 준공예정원가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대우건설이 '빅배스(과거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것)'를 감행한 데 대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외 건설의 잠재적 부실을 모두 반영해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연간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커 매각 성사 기대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대우건설의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상승세를 거듭했다. 9일 장 초반부터 4~6%대 상승세를 타다 전날보다 490원(9.16%) 오른 5840원을 기록했다. 이튿날에도 2% 상승 출발해 주가가 6000원에 육박하다 5840원에 마감했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매각을 앞두고 대우건설에 대한 재무진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까지 안진회계법인이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적정' 의견 나오면 4월 이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의구심을 털어낼 수 있도록 사업장 실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해 건강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보다는 해외 글로벌 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 인수 후보군으로 SK건설, 부영, 호반건설, 사모펀드(PEF) 등이 거론됐지만 대우건설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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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chocrystal@newsis.com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의 지분가치는 1조333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더한 대우건설의 적정 인수가는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이다.  

 매각 대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수 후 시너지 효과로 봤을 때는 국내 기업보다는 해외 기업이 좀 더 시너지를 낼 요인이 많다.

 대우건설 역시 내부적으로는 국내 기업보다는 글로벌 업체가 인수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건설업체를 보유하지 않은 대기업 그룹사나 비상장사이지만 현금을 많이 보유한 업체 등이 주로 꼽힌다.

 하지만 이 중에서는 실제 인수 의지가 없음에도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접근한 후 내부 정보만 빼내고 최종 인수 직전에 발을 빼는 기업들도 있다. 또 대우가 주인 없는 회사로 오랫동안 지내온 만큼 기존 오너 기업 아래 들어가 기업문화에 융화되기도 쉽지 않다.

 반면 해외 매각의 경우는 해외 기업이 단기간의 차익을 얻고 먹튀를 할 우려는 있지만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에 용이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쌍용건설도 지난해 두바이투자청(ICD)을 새 주인으로 맞은 후 안정적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쌍용은 2015년 말 16억달러(1조9000억원) 규모 해외 고급건축 프로젝트 3건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3건 모두 ICD가 발주한 프로젝트다.

 최근에는 ICD가 94.13%의 지분을 100%로 늘리려는 계획을 내비치면서 먹튀 자본이 아니라 책임, 지속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우 역시 해외 수주 시장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인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건설 수주 부문에서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시장의 공사 경험이 있는 업체와의 합병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해외 기업 인수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과거 극동건설의 경우 2003년 미국계펀드 론스타(Lone Star)에 매각됐다가 2007년 웅진그룹에 팔리는 과정에서 회생채권 규모만 1300억원에 이르는 등 기업가치가 뚝 떨어졌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 10조원 규모에 올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4위에 달하는 대형사를 매수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국내 건설 업계에서 대우건설이 지닌 상징성이 큰 만큼 매수자나 매도자나 모두 신중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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