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300조 돌파…1년새 141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 은행 대출을 규제하면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가계신용은 134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7조7000억원(3.7%) 증가했다. 2015년 말(1203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41조2000억원(11.7%)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액(141조2000억원)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증가율도 2006년 4분기(11.8%)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가계신용 증가액은 2013년 100조원을 돌파한 뒤 2014년 108조5000억원, 2015년 120조3000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분기 가계신용 증가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선 것도 사상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과 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과 카드사와 백화점, 자동차 할부 등의 판매신용 금액을 모두 더한 수치다. 가계신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등으로 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지자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가계신용-판매신용) 규모는 1271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2조9000억원(3.5%) 늘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617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 늘었다.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3.1%)와 3분기(2.9%), 4분기(2.2%)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반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291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9%나 늘었다. 보험사, 연기금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362조9000억원으로 4.8%나 증가했다. 주담대는 오히려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해 4분기 주담대는 684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2조5000억원(3.3%)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3.2%)와 3분기(3.2%)에 비해 증가율이 소폭 상승했다. 예금은행 주담대는 442조6000억원으로 2.1%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118조7000억원으로 7.3%, 주택금융공사는 122조9000억원으로 5.3%나 늘었다. 카드사용액 등 판매신용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4분기 판매신용은 7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회사는 3조5000억원, 할부금융회사는 1조2000억원, 판매회사(백화점·자동차회사)는 2000억원 늘었다. 이상용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쪽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비은행 쪽은 상호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오히려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