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절체절명]"면세점 매출 1조 날아갈 판"…그룹 캐쉬카우도 '흔들'
특히 높은 매출과 현금성 등으로 그룹내 '캐쉬카우'로 손꼽히는 면세점의 경우 매출의 70% 이상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어 가뜩이나 소비 침체로 불황을 겪는 그룹 경영상황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관광공사 및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804만여명으로 이중 개별 여행객과 단체 관광객은 6대4의 비율을 이뤘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여행사를 통한 방한 중국 단체 관광객은 350~400만여명이다. 400만명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그동안에도 매출 감소에 허덕이던 면세점업계에는 직격탄을 넘어 면세사업 존폐 위기까지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35년 역사의 롯데면세점은 국내에서 대체불가 1위 업체다. 2015년 기준으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은 3조9000억원이다. 이는 당시 서울시내 6개 면세점 총 매출액의 50%에 이른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권위 있는 글로벌 관광·유통 전문지 '무디 리포트'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국내 면세점 최초로 글로벌 매출 4조원을 돌파, 세계 면세 시장 3위의 자리에 오르며 브랜드 파워도 인정받았다. 이런 롯데면세점의 성공신화에는 유커의 매출액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액은 6조원으로, 이 중 70%인 4조2000억원이 중국액 매출이다. 최근 들어 유커들이 감소했지만 개별여행객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실제로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3조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은 2조6000억원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1조원 이상이 사라진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개장 이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의 피해액이 추가되면 매출액의 2조원 가량이 공중 분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흔들릴 경우 가뜩이나 불황에 허덕이는 신규면세점 등은 경영난으로 도산까지도 고민해야하는 수준"이라며 "유커 감소 이후 싼커 마케팅과 함께 일본 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면세점에서 시작한 피해는 롯데월드타워, 롯데호텔, 백화점 등으로 이어져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경우 최근 3년 연속 외국인 입장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유커들 사이에서 '한국에 가면 가봐야할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월드타워 완공으로 롯데월드타워몰과 6성급 호텔 '시그니엘' 등과 결합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더욱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그룹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그룹은 3월에 전망대를 먼저 열고 6성급 호텔 시그니엘이 개관하는 4월 초에 맞춰 롯데월드타워를 전면 개장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아직 폐점 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월드타워 면세점은 물론 잠실에 위치한 아쿠아리움, 전망대 등의 시너지 효과가 미비해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롯데그룹의 계획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 등의 매출감소는 롯데그룹 전체적으로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정책본부를 대폭 축소하고 모든 계열사를 4개 부문으로 나눈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발표한 '경영혁신안'의 일환이다. 경영혁신안에 따르면 93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크게 4개 사업군으로 나눴다. 중국의 보복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4개 사업군 중 호텔·서비스를 비롯해 유통이나 식품부분에서 큰 피해가 예상돼 그룹 전체적으로 위기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호텔·서비스 산업은 면세점으로 대표되며, 유통산업과 함께 중요 '캐쉬카우'"라며 "2015년부터 시작된 신동주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 사업군에 매출 실적이 이어진다면 그룹 전체적으로도 위기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중국의 보복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응책이 마땅히 없어 고민"이라며 "지난 몇 십년간 중국 사업에 공들여 온 롯데그룹 존폐의 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