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관광, 中편중 넘어라]'싸구려 패키지' 후진적 구조 탈피…'관광 한국' 브랜드 개선 기회로
땜질 처방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광마케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 필요 "면세점, 그동안 가격경쟁서 탈피, 브랜드 제고 위한 가치경쟁 나서야"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사실상 '한국관광 금지' 조치가 이어진 가운데 면세·관광업계의 타격이 현실화 되고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등은 이번 위기를 통해 중국 등 저가 패키지 투어로 고착된 후진적인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22일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은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인도 MICE(Meeting, Incentive Travel, Convention, Exhibition;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세회) 유치를 위해 오는 29일 인도 뉴델리에서 첫 'MICE 로드쇼'를 개최한다. 사드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저가 패키지 관광이 아닌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높은 MICE를 통해 관광시장을 다변화하려는 활동이다. 제주도도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프라 개선 사업을 펼치고 관광지 순환버스와 입장료를 하나로 결제하도록 하는 '원 패스 스마트 투어' 시스템도 도입한다. 다음 달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베트남 국제관광전(VITM)을 비롯해 대만 타이베이 국제관광박람회, 일본 히로시마 플라워페스티벌, 홍콩 국제관광박람회, 말레이시아 국제관광전(MATTA FAIR)에 참가해 관광마케팅을 전방위로 펼친다. 이에 대해 여행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중국 저가 패키지 관광에 집중된 한국 관광시장에 대한 다변화 이야기가 있었지만 당장 돈이 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장기적인 안목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일본도 예전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이후 시장 다변화에 나서 성공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내 관광뿐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 제주도를 재방문하겠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현재 20%도 채 안된다"면서 "덤핑 수준의 '싸구려 패키지' 관광상품들 때문에 강제쇼핑, 질 낮은 음식점·숙박업소 등을 이용하게 되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면세점에서 중국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송객수수료, 인두세 등 일정액을 바쳐야 하는 기이한 구조다. 이것이 부끄러운 관광한국의 민낯"이라고 직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관광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과 제주에서 고질적인 저가(低價)관광 등 관광시장 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일회성 땜질 처방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광마케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광산업과 맞물려있는 면세사업도 체질개선이 될 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조 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관광한국'이라고는 하지만, 자부심을 내세우기 민망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관광을 품격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관광산업 품격 제고와 함께 면세사업도 수요자들의 관점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국내 면세점들의 수가 늘어나며 공급이 많아졌기 때문에 수요자를 끌어들이는 차별화하는 경쟁력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기존엔 '객단가가 적지만 고객만 늘리면된다' 식의 가격경쟁에 그쳤다면, 브랜드 제고를 위한 가치 경쟁, 다양한 고객 세그먼트를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