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2인자’ 스켈레톤 윤성빈, 평창서는 ‘황제’ 넘는다

등록 2017-03-28 09: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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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이 229일 남은 17일 오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1초52를 기록해 2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윤성빈(23·강원도청) 선수가 1차 시기에서 출발하고 있다.  윤성빈은 이 종목의 '절대 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에 불과 0.01초 차로 밀렸다. 2017.03.17.  photo31@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스켈레톤 신성’ 윤성빈(23·강원도청)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리허설에서 또다시 2인자로 밀렸다.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랭킹도 2위였다.

 윤성빈이 좀처럼 1인자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은 이 종목의 ‘절대 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 때문이다. 윤성빈은 2009~2010시즌부터 월드컵 랭킹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두쿠르스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지난 3월1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6~2017 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윤성빈은 1·2차 레이스 합계 1분41초52를 기록, 두쿠르스(1분41초41)에 불과 0.01초 차로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리허설에서는 밀렸지만, 윤성빈은 평창올림픽에서 반드시 두쿠르스를 넘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충분히 가능성을 보인 만큼 윤성빈이 두쿠르스를 넘는 것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평가다.

 ▲‘평창 金’ 기대 한껏 드높여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윤성빈이 썰매에 입문한 것은 2012년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IBSF 주관 국제대회에 출전한 것은 2012년 11월이다. 제자리에서 점프해 농구 골대를 잡을 정도의 순발력을 앞세운 윤성빈은 썰매에 입문한지 만 5년이 되기도 전에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2014~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월드컵 대회에 나선 윤성빈은 2014~2015시즌 월드컵 5차 대회에서 한국 썰매 역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같은 시즌 월드컵 8차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8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2016시즌에는 두쿠르스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남자 스켈레톤의 2인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윤성빈은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 월드컵 랭킹 2위에 올랐다. 특히 월드컵 7차 대회에서 두쿠르스를 제치고 아시아 스켈레톤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대회 금메달을 일궜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윤성빈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에도 윤성빈의 ‘2인자 위상’은 흔들림이 없었다.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두쿠르스가 4위에 그친 가운데 금메달을 거머쥐며 강자의 면모를 이어갔고, 2차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땄다. 월드컵 3, 4차 대회에서는 5위에 머물렀지만 5, 6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7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해 시상대에 섰다.

 윤성빈은 평창올림픽 리허설 격인 월드컵 8차 대회를 앞두고는 홈 트랙 이점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했다. 지난 2월 독일 쾨니히스제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2월 초 한국으로 돌아와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평창 트랙을 타보며 집중 분석했다. 비록 월드컵 8차 대회에서 2차 레이스 때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노련한 두쿠르스에 밀렸지만, 1차 레이스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홈 트랙 이점을 톡톡히 맛봤다.

 ▲‘홈 트랙 이점’ 자신감은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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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이 229일 남은 17일 오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1초52를 기록해 2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윤성빈(23·강원도청) 선수가 자신을 응원한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성빈은 이 종목의 '절대 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에 불과 0.01초 차로 밀렸다. 2017.03.17.  photo31@newsis.com
 월드컵 8차 대회를 앞두고 윤성빈이 평창 트랙을 타본 것은 40여 차례다. 다른 국가 선수들이 열흘간 진행되는 ‘국제 훈련 기간’에 20여회 트랙을 타는 것에 비하면 20번 정도를 더 탄 셈이다. 게다가 홈 트랙 이점을 살리기 위해 윤성빈은 신중을 기했다. 더 많이 트랙을 타면서 익힌 주행 요령을 다른 국가 선수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숨어서 훈련했다. 공식 훈련 시간이 아닌 이른 아침이나 밤중에 문을 걸어 잠그고 트랙을 탔다. 월드컵 8차 대회 공식 훈련 기간에 남자 스켈레톤 선수들의 공식 훈련을 12차례 진행했는데 윤성빈은 3월14~16일 한 차례씩 세 번만 탔다.

 효과는 있었다. 윤성빈은 평창 트랙 16개 커브 가운데 최대 난코스로 꼽히는 9번 커브에서 홈 트랙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9번 커브는 회전 각도가 10도 안팎이라 속도가 확 떨어지는데다 이 구간을 통과한 후 미세하게 좌우로 휘어지는 10~12번 커브가 등장해 선수들이 애를 먹는다.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많은 선수들이 9번 커브를 통과한 후 10번 커브에 들어서면서 전체적으로 레이스가 흔들렸다. 10번 커브에 들어서면서 양 벽에 부딪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황제’ 두쿠르스조차도 1차 레이스 때 9번 커브를 통과한 후 10번 커브에 들어서면서 중심이 흔들렸다. 반면 윤성빈은 1, 2차 레이스에서 모두 9번 커브를 매끄럽게 통과했고, 10번 커브에 들어서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2차 레이스에서 실수가 나온 것도 9, 10번 커브 구간은 아니었다.

 홈 트랙 이점을 몸소 확인한 윤성빈은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는 월드컵 8차 대회에서 2위에 오른 후 “이번 대회 이후로 확실히 느꼈다. 올림픽 때에는 두쿠르스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쿠르스, 평창 트랙 적응 빨라  

 윤성빈은 월드컵 8차 대회가 끝난 이후부터 얼음을 녹이는 4월 초까지 쉼 없이 평창 트랙을 타보며 홈 트랙 이점을 극대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런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평창올림픽 본 무대 맞대결은 ‘홈 트랙 이점’과 ‘경험’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월드컵 대회에서 48차례 우승을 맛보고, 2009~2010시즌부터 8시즌 연속 월드컵 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두쿠르스는 평창 트랙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8차 대회만 봐도 노련함이 돋보였다. 1차 레이스에서 실수를 저질렀던 두쿠르스는 2차 레이스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주행을 선보였다.

 강한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스타트를 발판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윤성빈이 홈 트랙 이점을 살려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인다면 충분히 두쿠르스를 넘어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성빈이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연달아 홈 트랙 이점을 안은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머문 두쿠르스를 다시 한 번 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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