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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백서⑦]3년간 미수습자 가족 지킨 양한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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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4-14 06:25:37  |  수정 2017-04-24 09: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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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28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등대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3년 간 돕고 있는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앞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7.03.28.

 sdhdream@newsis.com
가족들 호소 공론화…진정성 갖고 도움 
 "인권·노동 경시하는 사회 체계 바꿔야"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을 중의 을, 약자 중의 약자'였어요. 이제는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야죠."

 14일 전남 목포신항만 미수습자 가족 만남의 장소 앞에서 만난 양한웅(58)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3년의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양 위원장은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6월부터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되기까지 가족 곁을 지켜오고 있다.

 '팽목항 기다림의 버스'를 운영하면서 시민들과 매주 토요일 전남 진도를 찾았던 게 가족들을 돕는 계기가 됐다.

 양 위원장은 "처음에는 차마 진도 실내체육관에 남겨졌던 가족들을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그에게 미수습자 조은화·허다윤양 어머니 이금희(49)·박은미(47)씨 등은 먼저 마음의 문을 열었다.

 양 위원장은 "찾아줘 고맙다.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라"는 가족들의 말에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그가 바라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기다림을 버텨오고 있었다. 

 수중 수색 중단 소식에 함께 울었고, 인양 돌입 시기가 지연돼 거리로 나선 가족들과 함께 "9명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전화해 안부를 묻고,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팽목항 컨테이너를 찾아 3~4일간 묵으며 말동무가 됐다.

 참사 이듬해부터는 광화문·팽목항·맹골수도 해역 선상에서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하는 오체투지(五體投地·양 무릎과 팔꿈치·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는 방식), 3000배(조계사~광화문), 72시간 철야기도, 집회, 콘서트 등을 이어왔다.

 해양수산부와 국회에서 열리는 인양 설명회를 찾아 가족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인양 과정이 지연된 경위를 제때 설명해주지 않은 해수부 관계자로부터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해는 노동운동 경력을 바탕으로 가족들을 전국 각지의 촛불집회 무대에 연사로 초청했다.

 "세월호 안에 있는 9명이 돌아올 때까지 힘을 모아달라"는 가족들의 애끓는 호소는 많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갖는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양 위원장은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광화문 집회 무대에서 내려온 이씨와 박씨를 부둥켜안고 함께 울며 다시 한 번 용기를 줬고, 세월호가 뭍에 올라온 날도 "기적 같다"는 표현과 함께 두 어머니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인권 경시, 이윤 추구, 비정규직 중심의 노동체계, 구조 책임 방기 등을 세월호 참사의 배경으로 꼽은 그는 "세월호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이윤에 몰두한 무리한 증개축뿐만 아니라, 계약직이었던 세월호 선원들은 제대로 된 대피 훈련을 받지 않았다. 구명정을 내리고, 승객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마지막에 나간다는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고, 구조 책임을 저버린 정부 기관도 참사의 원인 제공을 했다. 사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가족들을 배제하는 태도는 3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수색에 임하는 과정을 보여줄 때 가족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고, 국민들도 참사의 교훈을 받아들여 국가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에게 '도우미'로 불리는 그는 9명이 돌아오고,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치유의 발걸음을 이어갈 계획이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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