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웅 박사 '신화 속에 깃든 백제의 역사' 출간
한성백제박물관 백제학연구소 학예연구사(학술연구팀장)인 이장웅(39) 박사(39)가 펴낸 '신화에 깃든 백제의 역사'는 백제사의 길로 안내하는 든든한 길잡이다. 다양한 민족들이 공존해 외부 문화를 빠르게 흡수한 백제가 이를 다른 나라에 전파하는데 공을 들인 것처럼 이 박사가 빨아들인 백제사가 그를 통해 쉽게 전달된다. 백제사의 유적과 유물에서 추리해내는 백제인의 신화, 삶과 사상 등은 흥미롭게 백제사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코스다. 백제사 입문서의 성격도 띠는 이유다. 이 박사가 박사 논문에 수록하지 않고 학술지에 발표한 백제의 신화와 관련된 5편의 논문을 수정 보완해 담았다. 제1장 '한민족의 기원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는 백제의 정체성이 바로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과 가장 깊이 연관될 뿐 아니라, 백제에는 부여·고구려 계통의 동명신화와 함께 고조선 계통의 곰 신화도 전해지고 있다는 내용을 톺아본다. 제2장에서는 백제건국신화의 주류인 동명-온조 신화와 북부여, 졸본부여의 관계를 통해 백제 동명의 실체를 밝힌다. 제3장에서는 백제 시조 구태, 비류 전승의 성립과 동부여, 고구려, 공손씨 정권을 다룬다. 제4장에서는 백제 웅진기의 곰 신화와 공주 혈사정에 대해 풀어나간다. 제5장에서는 백제 사비기 마한 서동(무강왕) 신화 수용과 익산 미륵사 내용을 다룬다. 특히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와 미륵사지 석탑 사리봉안기의 기록에 나오는 무왕의 부인이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라는 역사적 현실의 괴리에 대해 짚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아우른다. 이 박사는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형성되던 시기의 백제의 역사를 알리는 한편, 예술적 감각이 가장 뛰어난 나라가 백제였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고대사를 이해하는 데는 불교, 유교, 도교와 함께 이들 종교 사상이 유입되기 이전 토착신앙의 내용인 신화와 제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신화와 제사는 과학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현재에도 마찬가지이며,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정치 상황도 신화를 어떻게 재해석해야 하는지와 연관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야기한 국정농단의 종교적 배경,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국정교과서 문제, 위대한 고대사를 원하는 대중들과 이에 영합하는 유사 사학자들의 문제 등에 대한 이해는 바로 신화와 같은 인간의 무의식과 집단 심성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이 박사는 주장한다. 그는 "현 정국의 잘못된 상황은 왜 벌어지게 되었는지, 무엇이, 왜 잘못된 것이며,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해답 역시 바로 신화에 대한 이해 속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이중 전공했다. 동대학 한국사학과 대학원에서 '백제 한성기 왕실의 변동과 건국신화의 변화과정'(2006)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백제 사비기 국가제사와 불교사원'(2015)이라는 논문으로 박사를 마쳤다. 모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백제 사비기 오제 제사와 능산리사지'(백제문화 42, 2010), '한국 문화유산 산책'(새문사, 2012), '백제 동악계림산과 현광의 웅산 범찰'(한국고대사 탐구 23, 2016), '백제서악 단나산과 혜현의 수덕사 달라산사'(한국고대사 연구 84, 2016), '신라 사소(선도 성모) 신화의 변화와 국가제사'(신라사학보 38, 2016), '한국 문화자원의 이해'(한국방송통신대학, 2017) 등이 있다. 330쪽, 2만5000원, 학연문화사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