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점검-정치·안보①] 문재인, '북핵·한반도 평화체제 우리가 주도'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북핵 문제 해법으로 대북제재 대신 대화를 우선시하는 기조가 강하다. 특히 대화를 대한민국이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경쟁 후보들로부터 안보관 공세의 빌미가 된 '주적(主敵) 발언', '참여정부 시절 북한 인권법 결의안 기권 논란' 등도 대화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해석 가능하다. 문 후보는 23일도 대한민국이 주도해 북한의 선(先) 행동 대신 당사국들의 '동시 행동'을 이끌어 내겠다는 '한반도 비핵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서도 4번째로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제목으로 이같은 통일·외교·통상·국방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유능한 안보, 강한 대한민국 ▲비핵화와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 ▲당당한 협력외교로 국익 증진 등 3가지 목표 아래 책임·협력·평화·민주라는 4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압도적인 국방력으로 북한 도발을 무력화하겠다"고 공언한 것처럼 북핵 대응 핵심전력 조기 전력화를 다짐했다. 장병 복무기간 단축(21→18개월), 장병 급여 인상(임기 중 최저임금 50% 달성) 등 군 복무여건 개선도 공약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6자 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양자·다지회담을 적극 활용해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북한 핵 폐기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도 협력을 강화한다. 미국과는 군사동맹과 FTA를 바탕으로 외교 기축으로서 전략적 유대를 지속한다. 미국이 갖고 있는 한국군 전시 작전권은 임기내 반환을 추진한다. 문 후보는 당초 언론에 공개했던 10대 공약에 들어있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추진, 한일군사보호협정 효용성 재검토 문구는 선관위에 제출한 최종본에서 제외했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통해 피해 할머니들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를 도출한다'는 문구도 최종본에는 '위안부 등 역사 문제에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로 축약했다. 문 후보 측은 정책 우선순위를 반영한 것으로 최종 공약집에는 모두 들어갈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공약 후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다음 임기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북한의 핵도발 지속을 전제로 사드 배치 불가피성을 언급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던 당초 입장보다 우클릭했다는 해석이 대두된다. 문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두번째로 정치권력과 권력기관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권력 핵심인 대통령 권력을 국민에게 이양하고 권력기관의 권력분립·견제·균형 재조정을 통한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문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 관련 사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문 후보는 대통령 특권 반납 차원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하고 대통령 인사시스템을 투명화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통치수단으로 악용된 검찰과 국가정보원, 감사원에 대한 권한도 내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우선 검찰의 권력 눈치보기를 차단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비리행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고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불리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또 국가정보원은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고 대북한, 해외, 안보테러,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감사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회계검사권을 국회로 이관해 국회 소속으로 회계검사기관을 설치하겠다고도 제시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