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웃기지?···개그 프로 고전속 'SNL 녹화' 시험대
1999년 첫 선을 보인 최장수 개그프로램 KBS '개그콘서트'는 지난달 900회 특집 이후로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하지만 10년간 자체 최저시청률을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MBC는 공개 코미디 '개그야', '하땅사', '코미디의 길' 등을 폐지한 이후 더 이상 개그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고 있다. 14년 동안 방송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지난달 31일 종영됐다. 개그 프로 하락세에도 굳건히 살아남은 tvN 'SNL코리아9'은 다음달 22일 방송부터 녹화 방송으로 전환된다. 기존 'SNL'은 2-3차례의 리허설을 거쳐 1차 공연과 2차 공연을 진행했으며, 2차 공연이 생방송으로 전파를 탔다. 7월 중순부터 녹화체제로 전환함으로써 1·2차 공연 중 더 잘 나온 부분을 편집해 본방송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tvN 측은 전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전반적으로 많이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코미디라는 장르가 앞으로 없어지진 않을 것 같지만, 여태까지 해왔던 공개 코미디 방식들이 지금과 좀 안 맞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 시대에 맞는 코미디 방식을 찾아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며 "공개 코미디 이후에 'SNL코리아'는 대안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프로다. 크루와 게스트들이 여러 상황의 꽁트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형태로 현재 시대에 잘 어울러진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SNL코리아'가 생방송에서 녹화 시스템으로 바꾼 것은 편집으로 재미있는 부분은 살리고 압축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그 프로그램들이 방송가에서 외면받는 것은 개그가 지엽적이고 신변잡기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그 원인"이라며 "게다가 뉴스가 재미를 유발하는 사회가 됐다. 예능에서도 메시지가 있는 프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인문학 예능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개그는 가벼운 소재를 다루고 있고 주제의식이 없다보니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