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과열지역 선별, LTV·DTI 강화···집값·가계부채 잡을까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정부가 16일 발표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맞춤형 대응 방안'의 핵심은 서울·부산·세종 등 과열 지역에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다음달 3일부터 40개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LTV를 70%에서 60%로 DTI는 60%에서 50%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 현재 70% 수준인 집단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에 대한 LTV를 60%로 하향조정하고 잔금 대출에 대해서도 50%의 DTI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강화된 규제비율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전과 같이 LTV 70%, DTI 60%가 적용된다. 최근 주택시장 과열 조짐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책은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억제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 결과 전체 차주 중 24.3% 정도가 이번 규제 강화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TV 60%와 DTI 50%를 넘는 차주는 전체의 54%인데 이 중 서민·실수요층이 아니어서 규제 강화 대상이 되는 비율이 45% 정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부동산 시장 억제'보다는 '실수요자 보호'에 방점이 찍힌데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강도 높은 대책은 빠져 있어 집값 상승세를 근원적으로 억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 조정대상지역 이외의 지역으로 투기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치겠지만 대세 상승을 잡을 만큼 강력한 대책은 아니라고 보여진다"며 "이후 가격이 더 오르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중간 수준 강도의 대책으로 일단 시장을 진정시킨 뒤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에 사용한 수단의 강도를 보면 '중상' 수준으로 대응을 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에는 투기과열지역 지정 등 강도가 강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2014년 8월 이후 3년 만에 DTI·LTV 규제를 조이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는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는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를 지켜본 뒤 8월 말 종합적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번 대책은 국지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선별적 대응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방안은 아니다"라며 "가계부채의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진단 그리고 추가적으로 규제를 정비할 사항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를 하고 있고, 8월 종합대책에 필요한 내용을 더 담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