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경제방향]성장률 연연 않는다는 文정부, 올해 3% 전망 배경은?
낙관적 수치 제시할 필요 없음에도 3% 제시 韓경제 회복세 '뚜렷'…수출 호조에 추경까지 통과 착한 성장 관철 위해 가시적 성과 필요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양적 성장보다는 경제시스템을 바꾸는데 집중하겠다는 문재인 정부가 취임 첫해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하고 나섰다.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무는 등 저성장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특히나 새 정부는 성장률 수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 목표 설정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3.0%로 전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리경제가 3%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힌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4년 3.3%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는 연달아 2.8%에 머물렀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성장률 역시 2.6%에 그칠 것으로 보고 3년 연속 2%대 시대를 예견했다. 지난 5월 출범한 새정부도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에 방점을 찍고 성장률 중심의 경제정책은 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7·4·7(연평균 7% 성장·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강국 진입)'이나, 박근혜 정부의 '4·7·4(잠재성장률 4%·고용률 70%·국민소득 4만 달러)'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뜻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이대로 가면 연말에는 (성장률이)0%가 될 수 있다고까지 보고했다.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의미가 없다는 차원"이라며 "착한 성장이 화두"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착한 성장은 성장과 분배를 모두 추구한다. 기존처럼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성장 중심으로 가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2% 후반의 성장률로도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같은 입장을 지니고 있음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높인 3%로 잡았다. 정부가 낙관적인 숫자를 제시할 이유가 없음에도 다소 도전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그만큼 최근 우리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주요기관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는 추세다. 당장 이달에만 해도 한국은행(2.6→2.8%), 무디스(2.5→2.8%), 아시아개발은행(ADB·2.5→2.7%) 등이 수정치를 내놓았고, 그에 앞서서는 국회예산정책처(2.7→2.9%), 국제통화기금(IMF·2.6→2.7%), 한국개발연구원(KDI·2.4→2.6%) 등이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성장률은 수출과 연관이 있다"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3% 성장률 전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해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은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가뭄대책, 평창올림픽 지원 등 적재적소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가 오는 10월 전까지 집행률 70%를 달성해 추경효과가 조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추경안을 처음 발표할 때 (성장률 제고)효과가 0.2%포인트라고 했다"며 "통과 지연과 집행지연으로 효과가 약화될 수 있으나 현재도 0.2%포인트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차관보는 "(우리나라)잠재성장률 수준이 3% 내외에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소득 주도 성장이나 혁신모델을 통해 전반적으로 생산력 향상이 이뤄지만 3% 성장이 무난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정부가 힘을 얻기위해서라도 3% 성장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다소 실험적인 모델을 들고나온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반대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착한 성장과 관련해 "경제가 안 좋을 때는 반발이 거셀 수 있다"며 "추경이 통과되고 성장률이 3%대로 회복되면 경제정책을 추진하는데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