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을지훈련 시작에 北도발 촉각…상황관리 총력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회의를 연이어 주재하며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는 등 북한의 상황 오판으로 인한 도발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40분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했다. 대통령 취임 후 NSC 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8일과 7월4일, 7월29일 등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NSC 전체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UFG 연습의 일환으로 소집한 NSC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올해에만 12차례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는 등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지속해오고 있다"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군이 철저히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이날 NSC는 화상회의 방식을 통해 정경두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함께 참석했다. 정 의장과 브룩스 사령관은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관련된 현재의 군사대비태세와 훈련 계획 등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정 의장과 브룩스 사령관에게 "한·미 연합군은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북한 도발 시 즉각적이고, 단호한 격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완벽한 대응태세를 갖춰 나갈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NSC 소집 외에 UFG를 위한 별도의 국무회의를 한 차례 더 주재하며 도발은 안 된다는 내용의 대북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발신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을지훈련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민관군의 방어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인 훈련이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빌미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동을 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때문에 한미 합동 방어훈련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북한은 추가적인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중단하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한 대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고 대화 테이블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UFG 연습 전후로 도발을 일삼았던 북한에 도발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반도 운전자론'을 거듭 강조하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북한의 도발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좁아졌던 과거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군사분계선(MDL) 내 지뢰 도발에 이어 포격 도발을 감행했으며, 지난해에는 탄도미사일 도발과 5차 핵실험 등 UFG를 전후로 크고 작은 도발을 일으켜 온 전례가 있던 점을 감안해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 명분을 빼앗고, 추후 전개될 대화 국면을 염두에 두고 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은 UFG 훈련 시작 날로 북한이 늘 이 기간에 도발해온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촉구하고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이날 한·일의원연맹 대표단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잇따라 접견하며 대북 공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UFG 연습 시작일에 맞춰 이뤄진 이날 접견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 등에 대비한 한·미·일간 공동 대응방안을 긴밀히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