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평창' 자신감...회담 초반부터 공세적
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 기조연설 모두발언에서 "오늘 이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우리(북한) 측에서는 (회담을) 공개해서 실황이 온 민족에 전달되면 어떻나 하는 그런 견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한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관례적으로 남북은 회담 전체회의 수석대표 기조연설만 공개하고, 이후 상호 입장 교환 등은 비공개로 진행해왔음에도 돌발 발언을 한 것이다. 물론 북측이 회담을 공개하자고 한 사례가 없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재진 앞에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회담 주도권을 쥐고 가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그 바탕에는 핵 무력을 완성했다는 자신감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에 있어서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육성 신년사에서 "(미국은)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이 '위협'이 아니라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선언하며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해 실전 배치 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견지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 용의가 있고,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사실상 북한 내부에 내리는 최고통치자의 지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핵 무력이 대남 관계의 변수가 아니라는 기조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북측 대표단 또한 이러한 지침을 철저히 지키며 회담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도 크게 욕심을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가지 군사적 문제를 화두로 던질 가능성은 크다. 북한이 툭툭 던진 화두를 나중에 어떻게 걸고 들어올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는) 이런 것들을 잘 피할 수 있게, 잘 돌릴 수 있도록 사전에 의제를 준비해야 한다"며 "한미동맹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 정치적 쟁점화될 수 있는 문제는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