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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입장차만 확인한 정부…혼란에는 뒷짐

등록 2018-01-12 16:20:30   최종수정 2018-01-12 16: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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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가상통화 거래 규제및 폐쇄와 관련한 정책 방향에 대한 논란으로 가상통화 가격이 널뛰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가상통화 거래소에 가상통화 가격이 보이고 있다. 2018.01.1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가상화폐 규제를 놓고 정부 해당 부처가 각기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법무부가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며 가상화폐 강경 규제 방침을 밝히고 금융위원회가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시장 혼란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전히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해명만 되풀이할 뿐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대책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정부가 시장 혼란을 부추겨 놓고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혁신성장 지원단 점검회의'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법무부 장관께서 거래소 폐쇄 얘기를 했는데, 지금 관련 TF 내에서 논의하고 있는 법무부의 안이다"며 "아직 조금 더 부처간에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기재부가 법무부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계획에 당장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전날부터 이어진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대책은 일관성 없는 발표의 연속이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고, 거래소 폐쇄까지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전날 국회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 "법무부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곧이어 청와대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와 관련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나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각 부처의 논의와 조율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청와대 입장발표 이후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법무부는 가상통화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을 준비해왔으며 추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히며 물러서지 않았다.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기는 커녕 부처별 입장차만 드러낸 모양새다.

TF 주관부처인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를 도박과 유사하게 보는 반면, 경제를 총괄하는 기재부는 산업적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부터 범정부 TF가 구성됐음에도 부처간 시각 차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박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지금 이뤄지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이 입을 손해가 너무나도 크다"고 봤다.

반면 김 부총리는 "블록체인 문제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의 하나라는 사람도 있고 산업, 보안, 물류와 같은 쪽에 연관성이 많다"며 "균형잡힌 시각에서 봐야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혼란을 불러놓고도 이를 수습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 부처의 안이라거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부처간 의견 조율 상황과 최종안 발표 계획도 밝히지 않고 있다. 출렁인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한 경제·시민단체의 관계자는 "정부 발표에 민감한 가상화폐 시장을 감안해 신중을 기한다고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책임질 일은 하지 않으려는 공무원 특유의 보신주의 탓에 거센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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