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전한 관계맺고 있습니까?" 나쓰메 소세키 '명암'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일본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미완의 소설 '명암'이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 기념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명(明)과 암(暗)이 공존하는 인간 심리를 자유자재로 묘파한 나쓰메 소세키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1867년 명문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두 번이나 다른 집에 양자 로 가는 등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1890년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잠시 도쿄 고등사범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다. 1900년 일본 문부성에서 선발한 유학생으로 영국에서 영문학을 공부, 유학을 마친 뒤에는 도쿄제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며 소설을 집필했다. 1913년 신경 쇠약이 심해진 소세키는 위궤양이 재발했고, 1914년 한 달 동안 병상에서 지내야 했다. 아픈 중에도 작품 활동을 계속하던 그는 1916년 '명암'을 연재하던 중에 위궤양 악화로 사망했다. 이 책을 출간한 보랏빛소는"'명암'은 나쓰메 소세키의 도달점이며 그가 마지막에 이르러 획득한 주제와 창작 기법, 사상 등이 이 한 편에 모두 녹아 있다"며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인 우리는 주위 사람들과 만족스럽고 온전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아무리 ‘이 사람이라면’ 하고 굳게 믿고 결혼한 부부라도 언제까지나 화합한다는 보장은 없어.” '명암'에 나오는 대사 중에 한 문장이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거리감이 생기는 쓰다와 오노부가 주인공이다. 때때로 쓰다는 아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 표정이 못마땅하다. 종종 오노부는 남편이 여성을 이해할 줄 모르는 권위적인 남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서로에게 이해와 애정을 바란다. 쓰다는 아내뿐만 아니라 자신을 키워준 작은아버지네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 100년전에 쓰여졌지만 쓰다와 오노부는 100년 전 인간이 아니다. ‘지금 여기’에 사는 우리의 모습이다. 가족, 친척,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 친구 사이에 겪는 불통을 쓰다와 오노부를 통해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김정숙 옮김, 588쪽, 1만6800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