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해운'…숨통 트이나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정부는 5일 한진해운 파산이 이후 위기에 빠진 해운 산업을 살리기 위해 안정적 화물 확보 및 경쟁력 있는 선박 확충, 선사 경영안정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내놨다. 한진해운 파산이후 해운산업 매출액이 지난 2016년 기준 10조원 이상 감소하고,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벼랑 끝으로 몰린 해운업계에 일단 숨통부터 틔워주자는 성격이 강하다. 이후 안정적 수출입 화물 운송 체계를 기반으로 해운 산업을 재건한 뒤 조선 수주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해운업 전반에 대한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해운동맹 소속 글로벌 선사들이 동맹사들 간 협업과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불황에 따른 경영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선사들이 새로운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거나 대형선사 M&A를 적극 추진하고, 화물 확보 및 선사 경영안정을 위한 정부 지원이 활발하다. 반면 국내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파산 후 글로벌 시장에서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는 양상이다. 또 해운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전반적으로 뷰채규모와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등 재무 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체 선사의 40% 이상이 부채비율이 400%를 넘고 있어 유동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7월 설립될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기존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의 투자·보증을 통해 향후 3년간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포함해 200척의 선박 신조 발주를 지원한다. 해수부는 경쟁력 있는 선박을 확충하기 위해 금융, 재정지원과 국가필수 해운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또 올해 신설된 '친환경선박 전환 지원사업'은 순차적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외항화물선 50척에 대한 대체건조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유사시를 대비해 최소한의 해상운송 능력을 국가가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법 제정을 통해 '국가필수 해운제도'를 도입·운영한다. 공공선박을 통한 필수 화물 운송과 화물하역을 위한 필수 항만운영사업체를 지정·지원한다. 상생 협력을 통한 안정적으로 화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상의 및 무역협회, 선주협회 등이 참여하는 '해상수출입 경쟁력 강화 상생위원회'를 운영한다. 아울러 전략물자 등의 운송에 대해서 국적선사를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화물 우선적취' 방안도 추진된다. 해수부는 해운 재건을 위해 ▲안정적 화물확보 ▲경쟁력 있는 선박 확충 ▲선사의 경영안정 등으로 세계 5위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해운산업 매출액 51조원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해운 재건을 위한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되면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단기적 수혈 효과를 내는 지원 정책부터 일단 집행한 뒤 향후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의 해운 재건 계획 발표로 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진 해운업계의 후속 조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선박을 공급하는 조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입출항·하역을 제공하는 항만 ▲화물중개·육상운송 물류 등 해운업과 관련된 산업계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는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업 관계자는 "아직은 낙관하기도 비관하기도 이르지만, 정부의 지원 정책에 따라 선박 발주부터 화물 물량 확보를 위한 방향 설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운 재건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해외에서 코리아 리스크를 운운하며 불신이 팽배하다"며 "시장에만 내버려 두지 않고 정부의 책임 하에서 한국 해운을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해운에 대한 불신감을 단기간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가 명확한 의지를 보이고, 5년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노력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