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 좋아서 군대 가나"…대체복무 도입 놓고 여론 들썩
"줄줄이 양심적 병역거부하면 전쟁에선 누가 싸우나""법에 명시돼 있으니 가는 것…대체복무, 10년은 해야""다양한 생각 존중하는 시대" 대체복무제 지지 의견도"국회가 빠르게 병역법 개정해 시대적 요구에 응해야"
반면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헌재는 28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내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결정했다. 국방부는 이같은 결정이 나온 직후 "최단 기간 내에 (대체복무제 관련) 정책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모(36·회사원)씨는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분단국가라는 특성이 있다. 종전도 아니고 휴전인 상황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느냐"며 "가뜩이나 과거에 비해 현역 복무기간도 많이 줄었는데 양심적 병역거부까지 줄줄이 하게 되면 전쟁에서 싸울 수 있는 병력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6)씨는 "최전방에는 누가 가고 싶어서 가느냐. 누구는 총 있는 데서 훈련받고 싶어서 가느냐"며 "가야 하고 법에 명시돼 있으니 가는 것이다. 대체복무를 하려면 10년 정도 하든가 해야지 웬만해선 현역 복무와 절대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보의 복무가 예정된 의대생 홍모(23)씨는 "모두 자유를 반납해가면서 2년을 억지로 보내는데 신념이 다르다고 안 가면 군대는 대체 누가 가냐"며 "병역 회피의 한 방법으로도 이용될 것이 뻔하다"고 내다봤다. 시민 고모(34)씨는 "차라리 통일돼서 모병제가 되기를 바라긴 해도 대체복무제식으로 군대에 안 가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군대 안 가야 하는 이유는 누구나 있다. 이런 사연을 일일이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경우 인맥 등을 이용한 특혜가 난무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안 그래도 군 보직 관련 특혜 의혹이 많다"며 "국방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대체복무자에게 혜택이 없을 거라고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심을 보호하기 위한 현실적 대책을 세울 때라는 의견도 나왔다. 국방부는 앞서 2007년 36개월 기간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발표했지만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36개월은 현역 복무(21개월)보다 1년3개월 긴 기간이다. 서울 서대문구 주민 최모(31)씨는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는 시대가 됐음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이 정당하다는 결정이 나온 점은 아쉽다"며 "그래도 대체복무 규정이 필요하다는 결정이 나온 점은 고무적이다. 국회가 병역법 개정을 통해 빠르게 시대적 요구에 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정당한 사유로 이뤄지는 대체복무를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면 오히려 일반적인 군 복무보다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