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조 "강사법 탓하며 구조조정 하는 대학들 감사 필요"
"강사법 시행되도 추가비용은 대학 예산 1% 미만일 것""이미 과도한 전임교원 강의시간 늘리는 건 반 교육적"
이미 많은 대학들이 내부적으로 강사와 강의 수를 줄이는 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이른바 'SKY 대학'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고려대는 지난달 강사법 관련해 시간강사 수를 최소화 하고 졸업이수학점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한 내부 문건을 토대로 각 학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뉴시스 11월 14일자 '[단독]"강사법 대비 강의수 축소·과목 통폐합"…고려대, 대외비 문건 파문' 기사 참조> 서울대 학장단은 20일 강사법 시행으로 교육 질이 저하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에 시간강사 단체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이 반박에 나섰다. 한교조는 21일 "최근 많은 대학들이 개정 강사법을 핑계로 대학을 파괴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획책하고 있다"며 "교육의 질은 개정 강사법이 아니라 대학당국이 떨어뜨리고 있다"며 "대학들이 강의 및 강사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이유로 개정 강사법을 꼽는 것은 핑계"라고 반론 입장을 냈다. 한교조는 최근 대학들의 대량해고 및 강사법 반대 목소리에 대해 ▲예전처럼 싸게 부려먹고 쓰다 버리면 되는 시간강사제도의 유지를 위해 강사법 시행 저지 ▲개정 강사법 시행을 피할 수 있다면 일단 대량해고 위협을 하며 사립대까지 재정지원을 확보 ▲개정 강사법 시행과 무관하게 그동안 해 왔던 구조조정을 이번 혼란기에 대규모 실시 등을 목표로 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한교조는 개정 강사법에 반대 또는 보완을 요구하는 대학의 주장에 하나씩 반박했다. 우선 강사법이 시행될 경우 강사의 방학 중 임금이나 퇴직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토로하는 데 대해 "보통 큰 대학의 예산에서 강사들의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되지 않는다"며 "강사법 시행으로 대학당국이 강사들에게 방학 중 임금을 현재 강의료 수준의 절반만큼 더 준다고 해도 1% 미만의 증액에 불과하다. 사립대들의 강의료는 국립대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그 추가부담 비중은 0.5%도 안 되는 데가 태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사법 때문에 교육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강사들의 처우가 개선되면 강사들의 고용안정성이 조금 더 보장되기 때문에 강의 준비에 집중하고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질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사들이 맡던 수업을 전임교수들이 대체하겠다는 대학들의 계획에 대해서는 "정부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전임교수들이 더 많은 강의를 맡도록 했으나, 과도한 강의로 인해 연구및 학문탐구 할 시간이 줄어들고, 여러 강의를 동시에 맡아서 해야 하니 양질의 교육을 하기에 벅찼을 것"이라며 "이미 과도한 전임교원 강의시간을 더 늘리는 건 반교육적, 반학문적, 반노동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면 그건 강사법을 핑계로 대학이 구조조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전체에 들어가는 인건비 절감과 교원을 통제하는 등 교원 간 불필요한 경쟁을 강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한교조는 국회와 교육부에 "대학당국들을 종합감사하고 주범들을 퇴출시키는 방식까지 고민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3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내년 상반기 중 강사법 시행령과 규칙, 학칙, 재원 마련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년 8월 1일 발맞춰 시행될 수 있도록 해 통과시켰다.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순으로 통과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강사법이 우선 시행되고 대학에 안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당국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립대에 인건비를 지원한다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도 재정부담을 이유로 개정 강사법의 시행 시기나 내용에 대한 변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오는 2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참석해 총장들과 간담회 시간을 갖는다. 사총협은 이날 개정 강사법에 대한 사립대의 의견을 대정부건의문에 담아 제기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