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말은 이렇다, 새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 결정되기까지
지난해 6월 NC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경문 신임 대표팀 감독은 차기 국가대표 감독 후보 1순위로 꼽혀 왔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고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이 워낙 부담스러운 자리가 된 탓이다. 2017년 7월 한국 야구 사상 최초로 전임 감독을 맡은 선동열 전 감독이 당초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수장을 맡을 계획이었다.하지만 선 전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병역 혜택 논란과 관련해 비판에 시달렸다. 선 전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국정감사장에 서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선 전 감독은 지난해 11월14일 대표팀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정운찬 KBO 총재가 대표팀 전임 감독제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로 불렸다. 선 전 감독 사퇴 이후 공석이던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KBO는 전임 감독제를 도입하며 없앴던 기술위원회를 부활시켰고, 김시진 위원장을 선임했다. KBO 기술위원회는 지난 17일 첫 회의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보군 7, 8명을 추렸다.김시진 위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철학과 목표를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인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 방향성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대표팀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인사를 찾기로 했다. 청렴성과 도덕성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23일 2차 회의에서는 후보군을 5명으로 좁혔다. 1~3순위에 예비 후보 2명이었다. 1순위는 김경문 감독으로 낙점했다.
23일 2차 회의를 마친 뒤인 이날 오후 4시께 김경문 감독에게 김시진 위원장이 연락했다. 김시진 위원장은 24일 오후 김 감독을 만나기로 했다. 만날 약속은 잡았지만 김경문 감독을 설득해야 한다는 큰 산이 남아있었다. 김 감독을 설득하기 위해 김 위원장뿐 아니라 장윤호 KBO 사무총장, 정금조 KBO 사무차장이 함께 만남의 자리로 나갔다. 김시진 위원장은 "한 시간 반 정도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경문 감독에 누구든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어래서 감독님이 수락해주셔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경문 감독은 그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김 위원장은 "김경문 감독이 굉장히 고심했지만, 어렵게 수락했다. 개인적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KBO는 27일 국가대표 감독 선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고, 28일 김경문 감독의 선임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것은 주위 분들이 다 안다. 어려운 상황에서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며 "욕을 먹을 각오를 하고 수락하게 됐다"고 감독직 수락 이유를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