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자사고 충돌 원인은…높은 '정성평가' 배점
올해 재지정평가서 정성평가 34점…교육청 의지 따라 탈락 가능자사고측 "임의성 깊게 들어가…얼마든지 감점 요소로 작용" 주장서울교육청은 지표 수정계획 없어…강대강 대치 땐 4월 파국 예상
과거와 달리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포함되는 정성평가 항목에 대한 배점이 높아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죽이기에 나섰다고 해당 학교장들은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겠다면서 평가지표를 수정하지는 않을 계획이어서 실제 평가가 진행될 4월이 되면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 간 파국이 예상된다.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는 25일 오후 이화여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표 수정 없이는 일체의 운영성과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사고 학교장들은 이번 재지정평가에서 정성적 평가요소가 많은 게 문제라고 말한다. 올해 평가계획서를 보면 평가기준은 6개 평가영역, 12개 평가항목, 32개 평가지표로 구성돼 있다. 총점은 100점 만점이며 교육부 공통지표 88점, 교육청 재량지표 12점 등이다. 서울에서는 평가를 통해 총점 70점을 넘겨야 자사고로 재지정된다. 32개 평가지표 중 정량평가는 15개, 43점인데 반해 정성평가는 10개, 34점이다.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합쳐진 지표는 7개, 23점이다. 정성평가 34점과 정량+정성평가 23점에서 감점을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재지정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지난 2015년 평가를 보면 정량평가는 19개 65점, 정성평가는 9개 32점,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합쳐진 지표는 1개, 3점이다. 지난 평가때는 자사고 재지정의 기준점이 60점이어서 정량평가를 모두 감점 받더라도 자사고로 재지정될 수 있었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진보계열의 일선 교육감들도 자사고가 사교육비를 증가시키고 교육격차를 심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교육당국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려는 기조이기 때문에 정성적인 요소를 통해 의도적으로 재지정 탈락시키는 것 아니냐는 게 자사고 학교장들의 생각이다. 서울자율형사립고학교장연합회 김철경 회장(대광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성평가는 말 그대로 척도가 없어 평가자의 임의성이 굉장히 깊게 들어가 얼마든지 감점의 요소로 크게 작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사고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는 구성원 만족도가 지난 평가에서 12점 만점이었으나 8점으로 줄어드는 대신 사회통합전형 충원률은 같은 기간 3점에서 4점으로 늘어난 것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사회적배려 대상자는 수요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지역 자사고 일부 학교장들은 지난 22일 서울교육청연수원에서 정책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양측은 지표들을 두고 '온도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미 평가기준이 정해졌기 때문에 수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즉각 입장문을 내고 "관련 법령에 따른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지켜왔고 교육부 표준안을 그대로 따랐다"며 "자사고 교장단의 우려와는 달리 운영성과 평가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고에서 우려하는 정성평가를 통한 재지정탈락에 대해서도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성평가도 기준을 통해 평가가 진행된다. 정성평가로 재지정평가에서 탈락될 것이라는 학교장들의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고 측은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재지정을 탈락시킬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해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 학교장들은 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29일 전 추가 협의를 할 예정이다.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 자사고들은 오는 29일까지 관할청에 운영성과평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25일까지 서울시교육청에 보고서를 제출한 자사고는 없다. 서울에서는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를 포함해 ▲경희고 ▲동성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이화여고 ▲중동고 ▲중앙고 ▲한가람고 ▲한대부고 등 13개교가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