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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임신 22주부터 독립 생명체"…헌재 기준 제시

등록 2019-04-11 17: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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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합헌→2019년 헌법불합치

태아 생명권 주체인정은 판단 유지

"여성 자기결정권 보호…일부 허용"

독자생명체 기준 임신22주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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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 재판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및 재판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2019.04.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낙태 행위를 전면 처벌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2012년 판단을 뒤짚은 것인데, 당시와 달리 헌재는 태아의 생명권과 함께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보호해야 할 가치라고 인정했다. 헌재는 특히 태아가 독자적 생명체가 되는 기준은 임신 22주라고 제시했다.

헌재는 11일 산부인과 의사 A씨 등이 제기한 형법 269조 1항 및 270조 1항 관련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재판관 9인 중 7인이 위헌 판단한 셈이다.

헌재는 2012년 판단과 같이 태아의 생명권은 보호해야 할 가치이고, 낙태를 처벌하는 건 정당하다고 봤다. 다만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인 만큼 일부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태아가 비록 생명 유지를 위해 어머니에게 의존하지만, 그 자체로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태아도 헌법상 생명권 주체이며, 국가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한 자기낙태죄 조항은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봤다. 낙태 방지를 위해 임신한 여성의 낙태를 형사처벌 하는 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는 취지다.

태아의 생명권 보호는 헌재가 2012년 합헌 결정을 내렸던 주된 근거이기도 하다. 당시 헌재는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라며 "그 자체로 별개의 생명체이고 생명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결정에서 헌재는 태아의 생명권과 함께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헌법이 보호해야 할 기본권이라고 봤다. 헌법 10조가 보호하는 인간의 존엄성에서 인격권이 보장되며, 이를 통해 나오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임신 유지 및 출산 여부도 포함된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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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문에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고, 임신 22주까지는 낙태를 허용해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산부인과 학계에 의하면 태아가 모체를 떠나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한 시기가 임신 22주 내외인데, 실질적인 독자적 생명체가 되기 전까진 낙태를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정 시기를 독자적 생존능력 여부로 정한 건 기존 헌재 결정을 뒤집은 판단이다. 2012년 헌재는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췄는지 여부를 낙태 허용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었다.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를 금지하고 형사처벌 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경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순 없다"면서 "단순위헌 결정할 경우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돼 법적 공백이 생긴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 결정으로 국회는 2020년 12월31일까지 현행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269조 1항 등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 개선입법이 지연될 경우 현행 낙태죄는 2021년 1월1일자로 전면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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