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들 "대학들, 강사·강의 줄여 강사법 무력화"
"강사법 있는데 강사는 사라져" 주장"시행령 매뉴얼에 처우 개선 안 보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노조)은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법은 있는데 강사가 사라졌다"면서 "대학은 강사법 무력화를 즉각 중단하고, 강사를 해고한 사립대학은 교육부가 감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먼저 강사법에 대비해 각 대학이 미리 시간강사와 강의 시수(時數)를 줄였다는 것이 드러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와 관련, 대학평가지표에 '대규모 강좌'도 지표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사립대들이 강사를 해고하기 위해 소규모 강좌를 줄이고, 대규모 강좌를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공개한 '2019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학들의 대규모 강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각각 1.4%, 1.1% 증가했다. 반면 소규모 강좌는 수도권에서 2.9%, 비수도권에서 1.7% 감소했다. 노조는 또 강사고용안정지표와 관련해 "총 강좌 수뿐 아니라 대학의 전체 강사 수가 들어가야 하고, 기준점도 강사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8년으로 잡아야 한다"면서 "강사법이 시행된 후의 강사 수 변동으로 고용 상태를 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해당 지표를 도입, 그 결과에 따라 최대 20%까지 대학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이들은 "강사를 해고하기 위해 강좌까지 없앤 대학들은 현재의 학생 수조차 유지할 수 없는 대학들"이라면서 "강사를 대량 해고한 사립대의 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어진 분노의강사들 대표는 "강사법이 저희들의 조건을 조금이라도 낫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지지해 왔다"면서 "그런데 시행령 매뉴얼을 보니 우리들 처우 개선 얘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숨은그림찾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해고 칼바람이 또 불 것이다. 우리를 강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면서 "교육부는 의도된 무능, 훈련된 무책임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및 대학 관계자 등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강사제도 운영 매뉴얼 TF팀' 활동을 지난달 20일 마쳤다. 하지만 강사의 근무 조건이나 임금 수준 등 핵심 내용과 관련해선 의견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긴 강사법은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 재정 부담을 이유로 강의 수를 줄이거나 강사 해고 등을 검토해 논란이 일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