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목선 선원 2명, 조사 사흘 만에 송환…왜?
귀환 2명, 선장 귀순계획 모르고 목선에 탑승해상에서 "내 배니까 내려라"…마지못해 순응삼척항 입항 15일 귀환 의사 확인…18일 송환나머지 2명도 처음에는 귀환 희망→이후 번복선장, 가족 피해 걱정했으나 송환 두려워 귀순귀환 2명은 군복 착용…"가장 깨끗한 옷 입어"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상적인 조업 활동을 위해 목선에 탔던 이들은 선장의 귀순 의도를 모르고 목선에 탑승했다가 출항 후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사실을 인지했고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선장 A씨는 "이 배는 내 배니까 가고 싶으면 내려서 걸어가라"고 거부했고, 선원 2명은 "바다에서 별다른 방법이 없어 마지못해 일단 가보자"는 마음으로 순응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생활고와 가정불화로 귀순계획을 세웠다. 그는 한국 영화 시청 혐의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한 B씨를 자신의 목선에 태웠다. A씨는 조업으로 위장하기 위해 2명을 추가 선발했으나 자신의 귀순 의사를 숨겼다.
정부는 목선에 탄 북한 주민 4명 모두 처음에는 귀환 의사를 밝혔으나, A씨와 B씨는 조사 과정에서 이를 뒤집고 귀순을 택했다고 밝혔다. 선장 A씨는 처음부터 귀순 의사를 밝히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북한으로 귀환하겠다고 진술했다. 이후 실제 송환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귀환 의사를 번복했다. B씨는 "선장이 솔직하게 다 말했다"는 조사관의 말을 듣고 최초 진술과 달리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 합동조사에서 이들 4명 모두 대공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한 정부는 귀환을 희망한 선원 2명에 대해서는 16일 통일부에서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송환계획을 통보했고, 17일 북한에서 인수 의사를 보내오면서 18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다.
정부는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서 북한 목선 발견 당시 상황과 신고 경위에 대해서도 자세히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동해상 1.8해리(3.3km) 지점에 도착했던 지난달 14일, 남측에 도달해 해경 등을 만나면 월경할 의도가 없었으며 표류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로 사전에 모의했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왔다고 하면 가족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생각에 "기관이 고장나고 기름도 떨어져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왔다"고 진술하기로 합의했다. 또 표류를 가장하기 위해 갖고 있던 유류 일부를 바다에 버리기도 했다. 삼척항 접안 후 이들은 배를 방파제에 홋줄로 묶어 결박했고, 1명씩 배에 교대로 대기하고 3명이 제방 위에 올라와 단속되길 기다렸다. 주변에 낚시꾼이 5~6명 있었으나 발각되지 않자, A씨는 B씨에게 "이모에게 전화해보라"고 재촉했다. B씨는 이에 일반시민에게 다가가 "서울에 있는 이모한테 전화 좀 합시다. 북한에서 왔다"고 했고, 112에 신고가 접수됐다. B씨는 한국에 있는 이모를 찾아 육상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된 전력으로 수감생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타고 온 목선에는 그물 5개, 부표 1개, 연료통 6개, 통신기 1대, GPS 플로터 1개, 노 1개, 삿대 2개, 예비 스크류 1개, 취사도구 9종 34점, 식재료 및 음식물 49.3kg 등이 적재돼 있었다. 북한 주민들은 선상에서 밥을 지어 끼니를 해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거리 이동에도 어획물이 없는 이유는 지난달 9일 출항한 뒤 11일, 12일 두 번에 걸쳐 오징어를 어획했지만 잡은 물량 110kg을 인근 상선에 넘기고 유류 60kg과 식료, 화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출항시 250kg의 유류를 적재했지만 장기 표류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분을 확보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