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한일 무역분쟁 韓 증시에 직격탄…투자 전략 '암중모색' 추천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및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영향으로 코스피 2000선 붕괴돼증권가 "실익없는 투매보다 보유가 낫고 관망보다는 포석격 매수 전략 해법 제시"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및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가 국내 증시에 직격탄을 날린 모습이다. 지난 2일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영향으로 약 7개월만에 2000선이 또 다시 붕괴됐으며 코스닥도 이날 2% 가까이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미중 무역분쟁 및 한일간 무역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이 반복돼 국내 증시가 당분간 불안한 모습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투자전략으로 암중모색(暗中摸索)을 추천했다. 실익 없는 투매보다 보유하는 것이 좋고 관망보다는 4분기 시장기류 변화를 염두해 사전 포석격 매수 전략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1일 코스피 지수는 2129.74를 기록했지만 한달 뒤인 8월1일 2017.34를 기록했다. 최근 한달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5.28%에 달한다. 코스닥은 바이오에 이어 정보기술(IT)주들도 하락세에 가세하면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1일 696.00에서 이달 1일 622.26으로 10.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가 26717.43에서 26864.27로 0.55% 증가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54%, 1.04%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기간 중 하락세를 보였던 중국의 상해종합지수(-4.47%), 홍콩항셍지수(-4.44%), 일본 니케이225지수(-0.87%)보다 국내 증시는 더 큰 지수 하락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하락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한달간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27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전날에는 49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일에도 매도우위를 보이며 코스피 2000선 붕괴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인해 지수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됐다. 7월1일부터 8월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2233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에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1150원을 기준선으로 삼아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하고 위로 치솟으면 매도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88.5원)보다 7.5원 오른 1196.0원에 출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현재 환율만 놓고 볼 때 외국인 자금의 대거 이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면된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증시 불안은 물론 기업의 실적 및 주가 기대치를 낮출 수 밖에 없다고 점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이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중국 및 그 외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대부분 마이너스3%애서 4%내외의 등락을 보인데 반해같은 기간 코스피는 13.9%, 코스닥은 24.3% 급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시장은 국내시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과의 무역구조에서 중간재 비중이 높다는 것이 문제"라며 "가공무역 비중이 큰 국내 경제 입장에서는 일본 의존도가 그만큼 높음을 의미한다. 일본의 강경 기조가 이어진다면 국내 투자와 수출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요회복과 국내기업 실적 모멘텀 바닥 반등이 올해 4분기에 이뤄질 수 있어 현 주가 상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투자 전략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이트리스트 제외결정에 따라 시장 이목은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산업별 후폭풍 판단과 내부 컨틴젼시 플랜 확보 등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며 "대안 없는 관망보단 4분기 시장 기류변화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격 매수전략이 현 장세 돌파의 궁극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